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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호 정치부기자
조원호 정치부기자

21대 국회가 2021년 소띠 해를 맞이했다. 지난해를 돌아보면, '내일'을 꿈꾸기 어려운 멈춰있던 한 해였다. 갑작스레 인류를 덮친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전세계 생활의 전반을 바꿨다. 우리나라 국민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못했다. 특히 고3을 비롯한 수험생들도 고생이 컸다. 수능을 앞둔 상태에서 이어진 비대면 수업, 감염병을 뚫고 시행된 수능. 모든 게 불확실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으로 사람과의 만남이 어려워졌고, 거의 대부분의 업종이 오후 9시 이후로 문을 닫아야 됐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다. 여기에 지속된 경기 침체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의 실패까지 겹치며 많은 국민들은 '내일'을 꿈꿀 수 없었다.
 
또 정부의 거듭된 부동산 정책으로 전국적인 집값·전셋값 폭등 현상에 사는 문제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일자리와 내 집을 구하지 못해 '취포' '결포'를 택하는 청년들이 늘었고, 출산율은 1981년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갈 곳은 부동산과 주식시장뿐이었다. 갈 곳을 잃은 국민들은 어떻게든 '내일'을 찾으려는 발버둥이었다.
 
정치권에도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난해 4월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180석(지역구 163·비례 17석) 확보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거여(巨與) 시대'를 열었다. 개헌을 제외한 대다수를 자력으로 해낼 수 있었고. 18개의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를 장악하기도 했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여당의 '입법 독주'에 어떤 브레이크도 걸지 못하며, 야당의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국민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데 여야는 검찰개혁 등 이념과 철학에 대한 낡은 설전에 집중했고, 자신들의 '정의'가 진정한 정의고 선의라며 국민들은 양론으로 갈라치기에 주력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국민들은 당장 '오늘'을 살 수밖에 없었다. '오늘'만 살다보니 어느덧 해가 바뀌어 새해가 찾아왔다. 새해 국민들은 '내일'을 꿈꾸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 2021년에는 '내일'이 있을까. 물에 빠졌을 때 물살을 거스르는 말은 힘이 빠져 죽고, 물살에 몸을 맡기는 소는 살아남는다는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난다. 국민의 뜻을 거슬렀던 21대 국회가 새해에 명심해야 할 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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