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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오는 21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가운데 전통적 자동차 제조업의 이미지를 벗고 체질 변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그룹 임직원에 보낸 이메일에서 "2021년을 미래 성장을 가름 짓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티저 이미지를 공개한 현대차 아이오닉 5를 1분기에 공개하는 것을 비롯해 기아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한 신차를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전기차 라인업을 현재 8개 차종에서 2025년 23개(현대차 12개, 기아 11개)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0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와 관련해 협력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의 기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도 "2021년은 '신성장 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올해 수소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론칭하는 등 수소 생태계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 광저우에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하는 등 '수소 굴기'를 내세운 중국으로도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30년 전 세계에 70만기의 수소연료전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10월 정부 및 관련 기업들과 체결한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협약'에 따라, 2월 출범 예정인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을 통해 10개의 기체 방식 상용차 수소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한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선보이고 2024년에는 원격 발렛 기능도 내놓을 계획이다.

과거 경쟁 관계였던 그룹사와 협력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11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비공개 만찬을 함께했다. 주요 그룹 총수들의 회동임과 동시에 미래 산업으로 부상 중인 'K배터리' 기업 총수들과의 회동이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총수로는 19년 만에 현대차 노조 지부장과 만나는 파격 행보도 보였다. 지난해 11월 현대차 노사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하는 데 합의하는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정 회장 앞엔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숙원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축 사업도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익성 악화 및 미래 모빌리티 사업 투자금 소요로 GBC 사업에 대한 투자 여력 약화로 기존 105층 대신 70층~50층 등 설계 변경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태다. 

지난 2018년 추진하다 좌절됐던 지배구조 개편 문제도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주요 기업 가운데 유일한 순환출자구조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향후 현대차그룹의 순항 여부가 달려 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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