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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통화를 갖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25분부터 57분까지 32분간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한미 정상통화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미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진전시키기 위해 공동 노력하자"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된 당사국인 한국의 노력을 평가하고 "한국과 같은 입장이 중요하다"며 "한국과 공통의 목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두 정상은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 대북전략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따라 한반도 현안에 대한 양국 간 조율 작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 때와는 다른 '새로운 대북 전략'을 공언한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의 구체적인 '한반도 해법'은 이날 통화에서 소개되지 않았다.

한미 양국의 '포괄적 대북전략'은 향후 첫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정상은 또한 한미 양국이 '역내 평화·번영의 핵심 동맹'임을 확인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책임동맹으로서 한반도와 인도·태평양을 넘어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한미동맹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양국 관계는 70년간 진전됐고, 더 많은 분야에서 관계 강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는 데도 공감했다.

또 두 정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대로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세계기후정상회의 및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코로나19 백신·치료제 보급, 세계 경제 회복 등 글로벌 도전 과제에 대한 협력을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경제적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했고,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그린뉴딜 등을 소개하면서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중국 등 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 사태와 관련해선 우려를 공유하고 민주적·평화적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통화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20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14일 만에 이뤄지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시절 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짧은 축하 인사를 주고받았지만, 공식 취임 후엔 처음 이뤄지는 통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며 "미국이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국민 통합과 더 나은 재건을 향한 비전을 실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따뜻한 축하와 성원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연설을 통해 전례 없는 도전을 이기고 희망 가득 찬 미국 이야기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느꼈다"고 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그 희망의 하나가 한국"이라고 전했다.  서울=조원호기자 gemofda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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