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에 팔린 주택 2건 중 1건 실거래 신고 후 취소
최고가에 팔린 주택 2건 중 1건 실거래 신고 후 취소
  • 김미영 기자
  • 2021.02.22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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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울산 아파트 수상한 매매거래
신고가 경신후 무더기 취소 잇따라
시세 조작용 허위 거래 의혹 제기
정부, 시장 교란 방지 시스템 개선
이달부터 계약취소시 해제일 공개

지난해 울산에서 최고가로 거래된 주택 매매의 절반은 실거래가 신고 후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주택매매 신고 후 취소 비중은 2건 중 1건꼴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급등한 가격으로 등록했다가 계약을 취소하는 '매매가 띄우기'로 인해 울산지역 집값 부풀리기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취소된 경우는 특수한 상황에 따른 불가피했거나 중복 등록, 착오 등의 가능성도 있으나 실거래가 띄우기와 시세 조작을 위한 허위 거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2일 다수의 부동산정보업체와 국회 천준호 의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재된 아파트 매매를 전수 분석한 결과, 울산에서는 취소된 거래의 52.5%가 당시 최고가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 울주군 두동면 화목팰리스는 지난해 3월 3일에 매매 등록된 16건 중 11건이 최고가로 신고됐고, 같은 달 25일 16건이 일괄 취소됐다. 이후에 이뤄진 18건의 거래도 15건이 신고가로 등재됐다. 시세 조작을 위한 허위 거래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울산 동구 화정동 엠코타운이스턴베이는 지난해 거래 취소 건수가 19건으로, 이 가운데 5건이 당시 신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단지 전용면적 101.9441㎡는 작년 9월 2일 4억 6,000만원(16층)에 매매돼 당시 신고가를 갈아치웠으나 이 거래는 3개월 뒤인 12월 2일 돌연 취소됐다. 이후 이 면적은 같은 달 12일 5억 9,000만원(19층)까지 매매가가 뛰었다. 조직적으로 주변 아파트 시세를 조작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아파트 매매 취소 건수 중 신고가 비율은 울산이 전국 최소 수준이었으며, 이어 서울 50.7%, 인천(46.3%), 제주(42.1%), 세종(36.6%), 전남(33.5%), 대구(32.5%) 순이었다. 

 실제 아파트값 상승이 전국 최상위권이던 울산에서 매매 취소 건수 중 신고가 비율이 다른 곳보다 월등히 높은 점을 고려할 때 그간 허위 실거래가로 가격 부풀리기 효과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울산은 지난해 아파트 매매가(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 동향 조사)가 일년 사이 10.5% 오르며 2011년 이후 9년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울산 중·남구가 조정대상지역 및 분양가관리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을 정도다. 

 울산공인중개사협회 측은 "모든 신고가 취소가 호가를 띄우기 위해 의도된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실거래가가 매매 시세를 판단하는 바로미터로 작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취소된 신고가 매매가 이후 매매가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는 취소된 거래 3건 중 1건이 신고가였다. 전체 매매 아파트 85만 5,247건 중 3만 7,965건(4.4%)은 거래일로부터 며칠 후 등록이 취소됐다. 취소 건수 중 31.9%인 1만 1,932건은 당시 최고가였다. 상황이 이렇자, 시세 조작을 위한 허위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국토부는 이달부터 거래가 취소될 경우 해제 일자를 공개하도록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스템에 고가의 허위 계약을 올렸다가 내리는 식으로 호가를 조작하는 교란 행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집값을 올리기 위한 허위 계약을 막기 위해 시스템에 주택 매매 계약이 등록됐다가 취소되는 경우 단순히 삭제하지 않고, 그 내용을 남기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조치만로는 부족하다는 시장의 우려에,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시점을 '거래 계약일'에서 '등기신청일'로 변경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으로,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시점을 '등기신청일'부터 30일 이내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재는 부동산 계약 체결 후 30일 이내로 하도록 정하고 있다. 고가로 허위 계약한 뒤 다시 취소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작하는 행위를 방지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확한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데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보다 거래신고 시점이 2개월 정도 늦어지면서 거래량이나 시세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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