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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비대면 관광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울산의 경우 전국 어느 도시보다 비대면 관광지가 늘어났다는 사실도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그 좋은 예가 울산 북구의 천마산 편백산림욕장이다. 편백 산림욕장은 총면적 5ha에 30년 이상 된 편백나무 8,500여 그루가 조성돼 있다. 만석골 저수지에서 편백숲까지 산책로까지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산책로도 있다.

평소에도 이곳은 많은 시민들이 찾는 곳이지만 지난해 이후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편백산림욕장을 찾는 관광객 수도 크게 늘었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주요관광지점 입장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총 23만 76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방문객 6만 4,196명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전국의 관광 블로그를 초청해 가진 울산시의 비대면 관광지 홍보행사에서 울산은 숨겨진 여행지이자 비대면 관광의 최적지라는 콘셉트로 좋은 반응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와 있다. 울산시의 비대면 관광에 대한 선제적 대응도 눈에 띈다.

이같은 움직임은 관광업계 전체가 침체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고자 하는 광역단체 차원의 모색으로 볼 수 있다. 전국적인 관광업계를 대상으로 한 울산의 비대면 관광지 홍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기에 봉착한 울산의 관광산업에 새로운 돌파구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철저한 언택트 시대, 비대면 관광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관광정책을 바꿔나가야 할 시점이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이제 우리는 새로운 패러다임, 새로운 질서 속에서 다양한 분야에 좌표를 수정하고 미래를 위한 변화에 나서고 있다. 환경이 달라지고 위축되고 있지만 어쩌면 50년 후에나 일어날 일들이 코로나 사태로 앞당겨 찾아왔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하고 있는 사회 각 분야의 다양한 변화는 바로 그러한 증거이기도 하다. 관광산업 역시 이같은 변화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지난해 울산시는 비대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울산여행 온라인 홍보단'을 발족하고 '울산관광' 공식 블로그를 비롯해 개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규합해 울산 곳곳에 숨은 명소들을 발굴해 홍보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주요 축제를 미리 알리고, 취재투어를 실시해 동영상으로 생생한 축제 현장을 담아 실시간 소식을 전하는 등 울산관광 홍보의 첨병 역할을 하게 된다. 언택트 시대에 걸맞은 홍보 방법이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는 단체나 모임 등을 통한 집단 관광이 아닌 개별관광 비대면 관광이라는 새로운 관광의 패러다임에 맞춰 울산의 관광산업을 활성화 시켜 나가야 할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울산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울산만이 가진 울산관광의 매력을 제대로 구현해 내고 이에 걸맞은 언택트 시대에 맞춘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울산은 동해를 끼고 있는 천혜의 해안 절경과 울주 7봉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배산임해'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신라문화 발원지이기도 하고 고대 원시인의 고래잡이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독특한 테마관광지이기도 하다. 태화강과 고래, 선사문화와 산업관광이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가진 울산의 관광 자산은 무수하다. 지금까지 관광도시 울산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대부분 현실적인 문제 등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우려할 부분은 인센티브에 의존하는 관광은 지양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처럼 이벤트성 홍보는 자발적 관심을 이끌어 내지만 관광업체와 연계한 인센티브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울산 관광산업은 무엇보다 자체적인 역량과 콘텐츠에 의존해야 미래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보다 확실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울산은 이제 전국 어느 곳도 부럽지 않은 관광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바로 태화강 국가정원이 있고 반구대암각화를 중심으로 한 선사문화 1번지가 버티고 있다. 태화강 일대가 국가정원이 된 것은 바로 대한민국 근대화의 살아 있는 현장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50년 개발의 현장이 공해의 강에서 생태의 강으로 변한 사실은 국가정원 2호로는 어림없는 상징적 보상이다. 

태화강은 이제 대한민국 생태복원의 대명사가 됐다. 십리대숲과 국가정원을 다녀간 사람들은 울산이 공해도시가 아니라 생태도시라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이를 언택트 시대에 걸맞은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숙제가 남았다. 

문제는 울산이 얼마나 준비가 돼 있느냐는 점이다. 울산은 다양한 천혜의 관광자원과 태화강 국가정원을 가진 도시지만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고 싶은 도시가 될 수 있는가는 여전히 의문이다. 무엇보다 콘텐츠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울산이 가진 비대면 관광지, 힐링 콘텐츠들을 새로운 시대의 관광산업으로 활성화하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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