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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의 '야권 단일화 협상'이 18일 끝내 결렬됐다. 당초 양측은 17~18일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서울시장 후보 등록 마감일인 19일까지 단일화를 하는 데 합의했지만, 여론조사 방식과 문항을 놓고 이날 오전까지 이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정양석 사무총장은 이날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과 협상을 끝내고 나와 "원래 오늘 여론조사를 마치고 내일(19일)까지 단일 후보를 등록하기로 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기 어렵게 됐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각자 후보등록부터 한 상태에서 본격적인 선거유세가 시작되는 오는 25일까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태규 사무총장은 "물리적으로 당장 여론조사는 어렵겠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당의 끈, 단일화 끈을 놓치지 않고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양측은 여론조사 방식·문항에 대해서 이날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오 후보 측은 '최소 10%가량 유선전화(집전화)비율로 후보 경쟁력을 묻자'고 제안했다. 

유선전화(집 전화)에선 보수 성향이 있는 노년층이, 무선전화(휴대전화)의 경우 상대적으로 중도·진보적 성향인 청·장년층이 더 많이 응답한다는 것이 여론조사 업계의 통설이다. 이에 유선전화 비율이 높아질수록 보수층 지지층이 두터운 오 후보가 유리해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안 후보 측에선 가상 양자대결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박영선 대 오세훈, 박영선 대 안철수 중 누가 더 승리 가능성이 높은가'라고 묻자는 것이다. 

만약 가상 양자대결 문항이 삽입되면 유선비율 10%도 가능하다는 것이 안 후보 측 입장이다. 그러나 오 후보 측은 "가상 양자대결은 전례가 없는 데다 합산하기도 쉽지 않아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난색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두 여론조사 회사가 개별 응답자에게 경쟁력과 적합도를 모두 물어보자는 수정안에 근접하기도 했다. 문항에는 이의가 없었지만 결국 유·무선 혼합방식과 무선 100%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 끝내 합의시한까지 결론을 도출해 내지 못했다.  서울=조원호기자 gemofda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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