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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의 대표적인 기초 원료인 파라자일렌(PX)가격이 올해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울산지역 생산업체의 실적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실적 악화에 기인했던 PX의 수익성 회복이 석유화학업계 실적 개선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반면, PX를 원료로 하는 테레프탈산(PTA) 업황은 최근 중국에서 비롯된 공급과잉에 따라 갈수록 악화되는 분위기다. 

18일 지역 석화업계에 따르면, 이달 평균 PX 가격은 t당 700달러를 웃돌고, 지난해 4월(473달러)에 비해선 50% 이상 오른 가격이다.

PX 제품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PX스프레드(PX제품가격-납사가격)는 지난해 3월 t당 286달러에서 8월 146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1월 172달러에 이어 2월 251달러까지 회복했다. 

최근 PX의 빠른 가격 회복세는 섬유 산업의 호조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의류용 섬유와 페트병 생산 등에 주로 사용되는 테레프탈산(TPA)은 PX를 원료로 한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문화로 PX 가격을 끌어내렸지만 올해 중국 의류산업이 기지개를 켜면서 PX 수익성도 개선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울산에서는 SK이노베이션 소속 SK종합화학과 울산아로마틱스, 에쓰오일이 PX를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안좋았던 중국의 섬유산업이 올들어 살아나면서 PX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이로인해 PX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는 국내 정유·화학기업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PX를 원료로 하는 PTA의 중국 내 신규 설비가 본격 가동된다는 점도 수익성 개선의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에, 울산지역 PTA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한화종합화학과 롯데케미칼, 태광산업은 오히려 중국 생산능력 확대로 인해 마땅한 공급처를 확보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 PTA는 석유정제를 통해 얻어지는 PX를 원료로 만들어진다.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테르와 페트병(PET)의 핵심 원료로 사용된다. 

2021년 말 기준(한국화학섬유협회 집계) 중국의 연간 PTA 생산능력은 7,309톤으로 전년보다 28.02%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생산능력 증가세가 수요를 크게 웃돌아 공급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울산지역 PTA생산업체는 수년째 감축운영을 하거나 수직계열화로 전량 자가소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PTA 공급과 관련한 업무 협약을 지난해 체결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기도 했다. 협약은 한화종합화학이 롯데케미칼에 연산 45만t(톤) 규모의 PTA 제품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롯데케미칼은 PTA 생산라인을 PIA로 전환하고, 한화종합화학은 안정적인 수급처를 확보해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페트병·도료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PIA(고순도 이소프탈산)에, 한화종합화학은 PTA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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