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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시행 이틀 전에 자신이 소유한 강남 아파트 전셋값을 14% 올려 '내로남불' 논란에 휩싸인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격 경질됐다. 앞서 지난 28일 언론을 통해 김 실장의 전셋값 문제가 불거진 지 하루도 안돼 경질키로 한 것은 부동산정책에 대한 국민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신임 정책실장에 이호승 현 경제수석비서관을 임명했다고 청와대 유영민 비서실장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실장은 지난해 6월 장하성 전 실장의 뒤를 이어 임명된 뒤 2년 가까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정부 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사령탑 역할을 해왔다. 당초 지난해 말 노영민 전 비서실장과 함께 사의를 표명했지만 4차 재난지원금 마무리 등을 이유로 반려된 바 있다.

2021년 고위공직자재산신고 현황에 따르면 김 실장은 본인과 배우자가 공동소유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신오페라하우스2차 임대보증금이 8억 5,000만원에서 9억 7,000만원으로 증가했다고 신고했다. 임대료 인상률은 14.1%다. 지난해 7월 31일 시행된 임대차 3법은 세입자 보호 차원에서 기존 계약 갱신 시 전·월세를 5%까지만 올릴 수 있게 한 것과는 크게 웃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서 확인된 해당 전세의 계약일은 7월 29일이다.

김 실장은 이날 퇴임 인사에서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엄중한 시점에 국민들에게 크나큰 실망을 드린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정책실을 재정비해 2·4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물러나는 게 마지막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임으로 임명된 이호승 신임 정책실장은 전남 광양 출신으로 광주 동신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32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경제정책국장 등을 거쳐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경제수석, 기재부 1차관 등의 요직을 지냈다.

유 실장은 "이호승 정책실장은 경제 등 정책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과 균형감각이 있어 집권 후반기 경제활력을 회복하고 포용국가 등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서울=조원호기자 gemofda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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