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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익 천곡중 교사
백종익 천곡중 교사

꽃이 휘날리는 화란춘성 만화방창 춘풍화류 호시절이다. 우리 선조는 노랫가락 차차차란 노래 가사처럼 이 봄을 만끽하기도 했다. 풍류와 낭만을 알고 살아온 지혜가 있었다. 농경사회의 멋이고 희망이고 행복한 생활이기도 하였다. 레저를 만들어 봄을 노래했다.

우리는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몇 가지 바람직한 인간상에 대한 기준을 가지게 됐다. 부지런하면서 조직문화를 중요시하고, 단체의 규율을 잘 지키는 이른바 모나지 않는 사람을 우대하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뤘다. 산업사회가 그 시대적인 사명을 다하고 정보화 사회가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바람직한 기존의 인간상도 점차 강하게 도전받게 된다.

아직도 산업사회의 인간상은 다양한 곳에서 유효하다. 시간을 잘 지키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조직에 충성한다. 휴일에도 회사로부터 걸려올 수 있는 전화벨에 귀를 기울이는 그런 업무형 인간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지시받는 명령만을 수행한 나머지 자신이 가져야 할 정체성이나 여가를 통해 얻게 되는 창조력을 희생한 대가라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짧아진 노동시간 주 5일 근무제, 높아진 생산성은 많은 이들에게 자유시간이라는 선물을 제공한다. 그러나 지금도 과거의 일상에서 허우적거렸던 지난날의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일반인들은 레저라는 말이 남의 나라말로만 들릴 것이다. 

갑작스러운 삶의 패턴 변화도 그들에게는 불가능해 보인다. 어쩌면 베이비 붐 세대는 돈을 버는 데는 재주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돈을 쓰는 데는 미숙한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시대는 레저라는 화두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으며, 여기에 각 개개인의 일상에도 강한 영향력을 미치게 됐다. 

경제학자인 린다 나자레스는 그동안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엄청난 가능성이 레저에 있다고 갈파한다. 린다는 각 세대 분석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레저 경제의 엄청난 잠재력을 예측한다. 그는 레저를 이미 성공한 사람들이 가지는 전유물이 아니라 여기에는 사업상 기회 포착이나 성공을 바라는 사람들에게도 환영할 만한 다양한 종류의 기회가 숨어 있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던 사업의 역군들이 자신의 존재를 의식하게 되고, 삶에 있어서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또 하나의 트랜드가 바로 레저 경제다.

금년도 코로나19로 학생은 원격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여러 가지 제약 등으로 대면 수업의 장점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집에서의 장점을 살린다면 더 성숙한 사회화를 가질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안전한 집에서 자신이 읽고 싶은 양서를 통해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인생의 폭을 넓힐 수가 있다. 자신만의 시간을 통해 상상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과목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다양한 학습 매체 등을 통해 사고력을 확장 시킬 수가 있다. 혼자 고민하고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기 주도적 학습의 힘도 길러 좋은 면을 찾아 역량을 키우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자유시간의 증가는 레저 산업의 발달을 가져왔다. 레저 산업은 레저 활동에 대해 각종 서비스와 물자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텔레비전의 보급에 따른 매스미디어의 영향, 가전제품의 보급에 따른 주부의 여유시간 증가, 주 2일 휴무제 도입에 따른 레저 의식 확대에 따라 레저 산업의 시장은 점점 넓어졌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이 만든 우리 영화 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모두 6개 부분 후보에 올라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모두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수상 다음 날부터 돼지슈퍼, 스카이 피자 등 영화촬영지로 국내외 걷기 여행객들이 몰려들었다. 농심에서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짜파구리 컵라면'을 출시했다.

아이돌 그룹 BTS는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핫100 1위에 올랐다. 빌보드 메인차트에 처음으로 올랐다. 이런 쾌거는 세계에서도 통하는 창의성과 독창성 등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에 기존의 지식과 지혜를 통해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 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세계적인 인재로 자라가길 응원한다. 

세계의 팬데믹 상태를 호기로 삼을 일은 많이 있다. 그 기회를 한번 잡아보는 좋은 시간을 가져보자. 먼 훗날 오늘이 내 인생에서 좋은 때였노라고 회상하는 추억의 장이 되면 좋겠다.

레저는 철저히 사적인 영역이다. 나 자신의 레저 활동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내가 내린다. 칙센트 미하이 교수는 사람들이 무언가에 몰입할 때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집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울 테마를 정해 몰입하다면 분명 그 결과는 바람직한 반향을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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