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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9일 울산 울주군 범서읍 선바위 일원을 공공택지지구로 지정한데 대해 지역 사회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표출되고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9일 울산 울주군 범서읍 선바위 일원을 공공택지지구로 지정한데 대해 지역 사회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표출되고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9일 울산 울주군 범서읍 선바위 일원을 공공택지지구로 지정한데 대해 지역 사회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표출되고 있다.

울산의 중심에 위치한 마지막 남은 요지 중의 요지 183만㎡를 신규 공공주택로 개발하겠다는 국토부의 일방적인 발표에 대해 '뜬금없다'는 시민들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지역 야권에서도 기존에 공급됐거나 현재 추진 중인 주택이나 택지가 부족한 것도 아닌데, 단지 지역산업 종사자를 위한 베드타운을 건설하겠다는 것은 지역의 현실적 여건이나 울산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방향의 개발이 아니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시민들과 야당의 이 같은 반응은 선바위지구 개발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는 개발 방향에 대한 반감으로 풀이된다.

5일 국민의힘 울산시당위원장인 서범수 의원(울산 울주군)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박성민 의원(울산 중구)은 "국토부가 투기 차단을 위해 사전 의견수렴 없이 전격적으로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각종 문제와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며 일방적 추진에 유감을 표했다.

서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국토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내세워 가장 손쉬운 자리를 사업지로 잡았다"면서 "울산은 결코 택지가 부족하지 않다"고 비판적 시각을 나타냈다.

서 의원은 이어 "울산의 보물과 같은 입암 평야를 단순 택지로 개발해서는 안 된다"며 "자족기능을 갖추기 위한 산학연 클러스터 등을 유치하고 거주와 상업, 업무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복합개발을 통해 선바위지구를 명품 신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 주중 국토부 관계자를 만나 선바위지구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듣고, 전문가 자문도 구하는 등 챙겨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토부가 투기방지를 이유로 아무도 모르게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도 문제지만, 송철호 울산시장이 울산역세권 개발과 연계해 무리하게 추진한 면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아직 입지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울산역세권으로 기운 도심융합특구 지정과도 관련이 있어 보이는데, 그렇게 되면 기존 도심을 살리자는 특구의 취지는 훼손되는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그는 또 "울산의 신도시 개발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방향성을 찾겠다"면서 "이미 국토부와 LH에 선바위지구와 관련한 자료를 요청해 놓았으며, 차후 자료를 검토한 뒤 문제점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울산시의원들도 선바위 공공택지 개발에 대해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시의원들은 "선바위지구 인근의 다운2지구 186만㎡에 1만4,000세대 규모의 공공택지 개발과 함께 율현지구 도시개발, 울산역세권 복합특화단지 개발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대규모 신도시 개발을 덜컥 발표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며 "이는 과잉공급이고 중복 개발에 지나지 않는다"는 논리를 폈다.

시의원들은 또 "울산의 주택공급률은 111.5%로 전국 7대 특·광역시 중 가장 높고, 전국 평균(104.8%)을 웃돌고 있다"면서 "특별히 수요가 있는 것도 아닌데, 1만5,000세대에 달하는 신도시를 개발하면 기존 중·남구 도심의 슬림화를 앞당기고, 물 부족 등 환경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바위에 인접한 범서읍 구영·천상지역 주민들도 대규모 주거단지 개발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주민들은 "지금도 24호 국도의 교통량이 과포화 상태인데, 앞으로 LH의 굴화지구 추가 택지개발에 더해 선바위지구에 1만5,000세대가 들어오면 이 일대는 교통 생지옥으로 변할 것"이라며 "대규모 개발에 따른 교통, 환경, 자연재해 등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한 뒤 주민여론을 수렴해 개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선바위지구 공공택지개발에 대한 주민과 야당의 문제 제기 속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선출직 인사들은 "송철호 시장의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다"며 시장 치적사업으로 추켜세웠다. 최성환기자 csh9959@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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