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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19일 방미(訪美)길에 올랐다. 21일(현지시간)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는 무엇보다 코로나19 백신 수급, 북한 비핵화 해법 등이 주요 사안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19~22일 미국 워싱턴DC를 공식 실무방문한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양자 회담을 위한 방미는 4번째다. 다자회의 등을 계기로 한 회담을 포함하면 10번째 회담이 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해외 정상을 초청한 대면 회담을 한 건 지난달 16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이후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19일 오후 워싱턴 D.C.에 도착한 뒤, 다음 날 20일 오전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같은 날 오후 미 의회를 방문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갖고, 21일 오전 백악관을 방문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면담한다. 21일 오후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 직후 한미 공동기자회견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 입장에선 코로나19 백신 수급이 최우선 의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번 방미를 백신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백신 개발·생산국인 미국과의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미국 백신의 위탁 생산과 기술 이전을 통한 직접 생산 방식 등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백신 협력을 강화하면서, 한국을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이자 아시아 생산기지로 만든다는 구상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실제 이번 문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양국 백신 개발사와 생산업체, 한국정부 3자 간 협약 체결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배터리 협력도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이 백신 협력을 이끌어내는 지렛대로 한국 기업의 반도체·배터리를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반도체·배터리 분야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면서 백신 협력을 끌어낼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이번 방미에는 삼성·SK·LG그룹 등의 백신·반도체·배터리 부문 경영진이 동행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견제를 위한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협의체)에 한국이 참여해주길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쿼드의 3대 협력 분야는 백신, 신기술, 기후변화 등으로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와 연관성이 깊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북정책에 대해 양국이 얼마나 구체적인 합일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문 대통령은 다시 한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해법을 논의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한 외교적 공간 마련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이 '싱가포르 선언'을 계승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문 대통령은 부담이 다소 줄어든 상태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같은 날 오후 워싱턴 D.C. 한국전쟁 기념공원에 건립되는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방미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에는 미국의 첫 흑인 추기경인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도 면담한다.

이어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이동해 현지 진출한 SK이노베이션 공장을 방문하는 일정 또한 추진 중이다. 애틀랜타 일정 이후 귀국길에 오르는 문 대통령은 우리 시각으로 오는 23일 오후 늦게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방미에 김정숙 여사는 동행하지 않는다.  서울=조원호기자 gemofda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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