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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왕의 숨겨진 아들과 도깨비. U울림통(38)

  신라 제25대 진지왕(眞智王)은 정복군주 진흥왕의 둘째 아들 사륜(舍輪, 금륜 金輪)으로 삼국통일 위업을 이룬 무열왕계(武烈王系)의 시조이다.
 형인 태자 동륜(銅輪)이 일찍 죽어 13살 동생 사륜이 왕위를 이었다고 삼국사기는 전하지만 필사본 화랑세기(花郞世記)는 부왕의 후궁 보명궁주와 밀애를 즐기려 담을 넘다 개에 물려 죽은 과정을 자세히 전한다. 
 필사본 화랑세기에만 등장하는 의문의 여성 '미실(美室)'이 주축이 돼 태자 동륜을 죽음으로 내몰고 동생 사륜을 왕좌에 앉혔다는 정변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태자의 동생 진지왕 마저 유부녀 도화녀(桃花女)와 추문으로 4년만에 왕위에서 물러나 죽어서 혼령이 돼 남편과 사별한 도화녀와 7일간 한방에 지내니 도화녀가 임신해 아들 비형랑(鼻荊郞)을 나았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장창호 작가는 왕 혼령의 아들 비형랑 탄생과 벼슬 자리에 나아가 도깨비(귀신)를 부린 삼국유사 설화 내용을 전한다.
 비형은 '길달(吉達)'이라는 도깨비를 부려 다리(귀교 鬼橋)를 짓고 많을 일들을 이루다 어느날 길달이 도망을 가자 다른 도깨비를 불러 길달을 죽이게 한다. 
 이후 도깨비들이 놀던 자리를 두두리(豆豆里)라 불렸고 비형에 관한 글을 문에 붙여서 귀신을 쫓았다고 한다.
 문에 부적을 붙힌 처용설화(處容說話)와 유사한 점이 흥미롭다.
 장 작가는 진평왕이 작은 아버지가 죽자 숨겨진 아들 비형의 출중함을 드러내지 못하고 도깨비 처럼 숨겨 보살폈으리라 본다. 반은 귀신 반은 인간으로 묘사된 비형랑은 용춘과 동일 인물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어쨋든 성 추문으로 실각한 진지왕 형세가 예나 지금이나 다를바가 없다. 진행 김동균기자 justgo999@ulsanpress.net 

경주시 서악동 선도산 동쪽 언덕에 있는 굴식 돌방무덤(횡혈식석실橫穴式石室)인 진지왕릉과 비석(사진 원안)의 모습. 진지왕은 진흥왕의 둘째 아들 사륜(금륜)으로 태자인 동륜이 죽자 신라 제25대 왕위를 이었으나 5년도 안돼 화백회의에서 폐위 당했다. 2016. 2. 6 김동균기자 justgo999@ulsanpress.net
경주시 서악동 선도산 동쪽 언덕에 있는 굴식 돌방무덤(횡혈식석실橫穴式石室)인 진지왕릉과 비석(사진 원안)의 모습. 진지왕은 진흥왕의 둘째 아들 사륜(금륜)으로 태자인 동륜이 죽자 신라 제25대 왕위를 이었으나 5년도 안돼 화백회의에서 폐위 당했다. 2016. 2. 6 김동균기자 justgo999@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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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보기 : 장창호TV [39] 도화녀와 비형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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