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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암각화박물관은 13일을 시작으로 14일까지 이틀간 서울 코엑스에서 국제학술대회 '암각화와 신성한 공간'을 개최한다. 사진은 학술대회 현장 모습. 울산암각화박물관 제공
울산암각화박물관은 13일을 시작으로 14일까지 이틀간 서울 코엑스에서 국제학술대회 '암각화와 신성한 공간'을 개최한다. 사진은 학술대회 현장 모습. 울산암각화박물관 제공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발견 50주년을 기념하고 세계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전국적으로 알리기 위한 국제학술대회가 마련됐다. 

 울산암각화박물관은 13일을 시작으로 14일까지 이틀간 서울 코엑스에서 국제학술대회 '암각화와 신성한 공간'을 개최, 암각화를 둘러싼 공간이 선사인들에게 어떻게 인식됐는지를 살펴본다.

 첫날인 13일에는 행사 현장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국내외 전문가 발표가 이어졌다. 

 전호태 울산대 교수는 '천전리 각석으로 본 신라인의 바위 신앙과 신성 공간'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천전리 각석에 새겨진 암각화와 명문은 이 바위가 오랜 기간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곳이었음을 알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동안 천전리 각석은 신라 왕가와 왕경 귀족이 자주 찾는 신성한 곳으로 인식됐다. 불교가 공인된 후에는 불교사원이 새로운 신성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이들의 발길은 점차 뜸해졌지만, 이후에도 신성 공간으로서의 천전리 각석의 기능과 역할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며 "사람들은 민간신앙의 대상으로 이곳을 부지런히 찾았다. 이들에게 천전리 각석은 왕가 사람들과 귀족들도 찾았던 의미 있는 곳이었고, 여기에서 신에게 기도하면 아기를 가진다든가, 굶지 않고 지낼 수 있게 신이 돕는 신령스러운 장소였다"고 설명했다. 

 나데즈다 V. 로바노바 러시아 카렐리아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오네가호의 암각화와 신성한 공간'이라는 발표를 통해 "암각화의 공간은 수세기에 걸쳐 형성됐다. 아마도 암각화 경관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매력과 독창성 그 자체가 인류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 같다"며 "이러한 자연경관에는 불가사의한 힘이 있어 자연과의 일체감을 느끼게 하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게 하며, 암각화로 다시금 되돌아오게 만든다"고 언급했다. 

 얀 마그네 예르데 노르웨이 문화유산연구소 선임연구원 또한 "성스러운 공간과 장소에선 의식이 이뤄졌으며, 성스러운 장소와 의식에 대한 정보를 표현하는 대상, 장소, 요소들이 그려졌다"며 "암각화가 그려진 섬이나 인간 형태의 절벽과 같은 암각화 유적지의 특성은 여러 의식, 성스러운 장소 및 유적지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주제발표에 이어 종합토론 등으로 채워졌으며, 행사 둘째 날에는 암각화에 관심이 있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대중강연도 마련된다.

 강연은 △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세계 유산으로서의 반구대 암각화' △강인욱 경희대 교수의 '유라시아 암각화와 반구대' △임경희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관의 '유네스코 세계 유산이란 무엇인가' △손호선 남해수산연구소 자원환경과장의 '반구대 암각화 고래가 들려주는 이야기' 등으로 구성했다. 

 울산암각화박물관 관계자는 "발견 반세기를 맞은 암각화의 공간성에 대해 조명하고자 이번 학술대회를 마련했다"며 "많은 분들의 참여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  강현주기자 usk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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