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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지역 내 완성차, 조선, 정유 등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의 경우 원자재 공급 및 현지 판매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 현대차, 현지 생산공장·판매 차질 등 영향  주시
14일 관련 업계는 러시아 침공이 현실화 될 경우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연쇄적 파장으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러시아에 수출한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은 41억 5,100만달러어치로, 전체 수출액의 42%에 달한다. 단일 수출품목으로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이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현대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산 20만대 규모의 자체 생산공장을 갖고 있다. 현대차 측은 현재까지는 여파가 미치지 않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 에쓰오일, 유가 급등 장기화시 수요 위축 우려도
정유업계도 유가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유가 급등 시 단기적으로는 재고 관련 이익이 커지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11일(현지시간) 기준 배럴당 평균 92.6달러를 기록했다. WTI(서부텍사스유) 가격은 93.1달러로 한 달 전 81.22달러 보다 11.88달러(14.6%) 올랐다. 두바이유는 10.28달러(12.9%) 많은 90.25달러, 브렌트유는 10.72달러(12.8%) 상승한 94.44달러다. WTI와 브렌트유는 올해 들어 최고치다. 최근 90달러대로 급격히 오른 유가는 '위드코로나'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 등 지정학적 이슈가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에는 평가이익을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정유사는 원유를 매입한 후 정제 과정을 거쳐 통상 2~3개월 후에 판매하기 때문에 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 싸게 산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올라 이익을 본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이날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정유주인 S-Oil(에쓰오일)은 전 거래일 대비 3.56% 상승한 9만 300원에 마감했다. S-Oil우(2.12%)도 상승불을 켰다.

다만 최근 유가는 탄탄한 수요 회복 보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 중동 지역 분쟁 등 외부적 요인이 더 크기 때문에 이런 이슈들이 해소되면 급등했던 원유 가격은 조정받게 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최악의 경우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 현대重, 러시아 선박 건조 차질 등 득실계산 분주
조선업계는 득실 계산에 분주하다. 조선업계도 원자재 가격분을 반영해 올해 선박가격 상승이 동반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업계에 이득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금융제재가 자금결제 중단으로 확대될 경우 러시아로부터 이미 수주한 프로젝트 추진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이번 사태가 득과 실을 모두 안고 있는 만큼, 향후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내밀한 진단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무역협회 울산본부 김정철 본부장은 "지난 한해 울산이 러시아에 수출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17억 9,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70%를 차지한다"며 "특히 자동차의 경우 금액은 크지 않지만 러시아 사태가 악화될 경우 현지 진출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해 주의가 요망된다"고 설명했다.  하주화기자 jhh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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