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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울산상업고등학교 미술실에 마련된 울주군 범서읍 제14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와 비닐장갑을 착용한 채 투표를 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울산상업고등학교 미술실에 마련된 울산 울주군 범서읍 제14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와 비닐장갑을 착용한 채 투표를 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울산지역에 마련된 281개 투표소에는 앞으로 5년간 나라를 이끌 대통령을 선택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전투표가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던 만큼 본 투표 당일 투표 현장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러 투표소를 찾은 울산시민들의 모습을 취재했다.
 
이날 남구청 별관에 마련된 삼산동 제8투표소에서도 유권자들이 큰 기다림 없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울산 울주군 범서읍 제14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길게 줄지어 서 투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유권자들은 투표 사무원의 안내를 받아 순조롭게 투표소로 입장한 뒤 1m 거리두기, 체온측정, 손 소독 등 방역수칙을 자연스럽게 지키며 투표에 참여했다.
 
동구에서 가장 인구수가 많은 방어동제1투표소인 방어동행정복지센터나 북구 효문동제1투표소가 마련된 북구문화예술회관 등 다른 투표소 상황도 비슷했다.
 
출근 전 투표소를 방문한 직장인들도 빠르게 투표를 마치고 직장으로 향할 수 있을 만큼 투표가 원활하게 이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마스크와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투표를 하고 있는 한 유권자. 유은경기자 2006sajin@

 

투표소 자원봉사자는 “사전투표 때는 20~50대들이 많았던 반면, 본투표에서는 60대 이상 분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며 “연령층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이번 대통령 선거 투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투표소 앞에서는 유권자들이 손가락으로 '엄지'나 '브이'자를 만들어 지지 후보의 기호를 표현하거나 손등에 찍은 기표도장을 사진으로 찍으며 '인증샷'을 남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에 참여했다는 20대 시민은 “제 손으로 대통령을 뽑는 첫 투표인만큼 인증샷을 꼭 남기고 싶었다"며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정2동 행정복지센터 앞에서는 커플티를 입고 함께 투표한 뒤 인증샷을 찍고 있던 신혼부부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들은 “결혼한 뒤 처음으로 함께 투표하게 돼 투표소를 배경으로 커플티를 입고 사진을 찍어봤다"며 “비밀투표 원칙을 준수해 부부 서로 누구를 투표했는지 비밀로 했다"며 웃었다.

투표에 앞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체온 확인 및 손소독을 하고 있는 시민들. 유은경기자 2006sajin@

이날 투표현장 곳곳에서 작은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울주군 삼남읍 서부청소년수련관에 마련된 삼남읍제3투표소에서는 한 유권자가 자신이 받은 투표용지에 투표관리관 직인이 반밖에 찍혀있지 않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선거사무원이 투표지에 투표관리관 사인 날인이 누락됐거나 일련번호가 절취되지 않았어도 투표관리관이 정당하게 교부한 투표용지인 경우에는 정상 투표용지로 간주된다는 점을 설명하고 유권자가 투표를 마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당일 9일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유권자가 '방역 당국이 발송한 외출 안내 문자메시지'가 없다는 이유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지 못할 뻔한 소동이 있었다.
 
남구 한 투표소에는 확진자 투표가 시작된 오후 6시 이후 A씨가 방문했다. 선거사무원들은 관할 보건소에서 받은 외출 안내 문자를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A씨는 “오늘 확진 판정을 받았고, 외출 안내 문자는 따로 받지 못했다"며 난감해했다.
 
A씨는 아쉬운 마음에 한참이나 투표소를 떠나지 못했고, 선거사무원들은 부랴부랴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하는 등 대응책을 찾았다. 그 결과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양성이라는 확진 통지 문자가 있으면 투표할 수 있다'는 답을 받았고, A씨는 우여곡절 끝에 투표를 마치고 귀가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투표장을 찾은 한 시민. 유은경기자 2006sajin@

북구의 한 투표소에서는 유권자 A씨가 투표용지를 찢어 선관위에 적발되기도 했다.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5분께 북구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 A씨가 투표용지를 찢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A씨는 기표소에서 여러 후보에게 기표한 후 유효 처리할 방법을 요구했으나 선거사무원이 규정상 불가능하다고 하자 기표한 용지를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초 특정 후보에게 도장을 찍었으나 자기 생각만큼 제대로 찍히지 않자 다른 후보들에게도 도장을 찍어서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남구의 한 투표소에서는 60대 남성이 투표소 안에 설치된 CCTV 화면을 일부러 가렸다며 소란을 피는 바람에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이날 이 남성은 “불법행위 적발을 위해 CCTV를 작동해야 하는데 왜 작동하지 않게 해 놓았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측은 “비밀을 보장해야 하는 투표에서 투표용지의 기표 내역이 드러나지 않기 위해 전체 투표장내 기표소가 들여다보이는 곳에는 CCTV를 작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몇몇 유권자가 자신의 투표소를 잘못 찾아 발길을 돌리거나, 투표소 내에서 인증샷을 찍으려다가 선거사무원으로부터 제지당하는 등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취재 김지혁. 강은정. 조홍래. 정혜원. 정규재 기자,  사진 유은경기자 2006sajin@ 

미래 유권자인 자녀와 함께 대통령 선거 투표소를 찾은 한 가족. 유은경기자 2006s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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