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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립미술관이 개관전 이후 XR랩 두 번째 전시회로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정연두 작가의 2022년 신작 '까마귀의 시선으로 본 울산 '오감도''를 최초로 공개해 28일부터 7월 31일까지 전시한다.
울산시립미술관이 개관전 이후 XR랩 두 번째 전시회로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정연두 작가의 2022년 신작 '까마귀의 시선으로 본 울산 '오감도''를 최초로 공개해 28일부터 7월 31일까지 전시한다.

'명불허전'. 울산시립미술관의 기획전 '오감도(烏瞰圖)'를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최근 미술계에서 '핫'한 정연두 미디어아티스트와 함께 한 전시다. 울산의 겨울 철새 떼까마귀의 이동과 이상의 시 오감도, 그리고 울산이란 도시와 그 속에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을 거대하면서 압도적인 이미지로 담아냈다. 

이번 '오감도'전은 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작업을 펼치며 '제2의 백남준'인 정연두 작가의 2022년 신작으로 울산시립미술관에서 28일 최초로 공개된다. 까마귀의 눈으로 바라본 울산의 모습을 정 작가의 시각에서 다큐멘터리 서사 이미지로 풀어냈다. 

15년 전 우연히 울산에 들러 까마귀떼를 본 정 작가는 "십리대숲과 어우러진 철새의 모습 속에서 자연에 대한 경외감, 인간의 왜소함을 느끼고" 이를 작업으로 구현하기 위해 고민을 해왔다고.

그는 "한 곳에서 오래 정주하지 못하고 이동하며 살아가는 현대 도시민들의 삶을, 서식지를 찾아 먼 여행을 떠나는 까마귀떼에 비유했다"고 작업 의도를 밝혔다. 작품 속 겨울마다 울산을 찾는 까마귀를 '이주하는 자'로 대체 가능하다는 말이다. 

작품은 정면과 좌, 우 벽면, 그리고 바닥까지 사용하는 실감 미디어 작업이다. 약 15분 분량의 작품에는 울산의 거리, 공장, 상점, 하늘, 강, 바다 등 울산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시립미술관 학예사들은 '울산 세레나데'라고 부르기도 한다.

수백 마리 까마귀떼가 하늘을 가득 메운 장관, 햇살이 태화강 물결 위로 일제히 부서지는 숨 막힐 듯 아름다운 장면, 정결하고 단아한 푸른 대나무숲 풍경,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이 일제히 퇴근길에 나서는 씩씩한 모습 등이 작품에서 극적으로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어 감동을 자아낸다.

이는 울산시립미술관이 국내 국공립 미술관 최초로 미디어 아트 전용관 XR랩을 보유한 덕분에 가능했다. XR랩(Extended Reality Lab)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의 미디어아트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가리킨다.

정 작가는 "타지에서 울산으로 이동해 자신의 터전으로 삼는 사람이 다수라고 들었다"며 "떠나는 자와 이주해오는 자가 공통으로 갖고 있는 공감의 지점을 울산을 통해, 그리고 까마귀를 통해 생각해 보길 권한다"고 했다.  

서울대 미대 조소과와 런던 골드스미스대학을 졸업한 정연두는 그간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색적인 작업을 전개해 왔다. 데뷔 초 다양한 국적과 연령의 사람들이 꿈꾸는 이상과 현실을 대비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그의 첫 비디오 작품 '다큐멘터리 노스탤지어'를 구입했으며, 미국 잡지 '아트 앤드 옥션'은 2012년 6월 특집호에 '가장 소장 가치 있는 50인의 작가' 명단에 아시아계 작가로는 유일하게 그를 넣었다. 전시는 7월 31일까지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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