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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혈관 내의 체액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와,  세포 사이사이 공간인 간질에 고여 피부가 부어오르는 상태를 부종이라 한다. 우리 몸은 골격, 근육, 혈액, 신경 등 여러 조직으로 이뤄져 있으며 모든 조직과 세포에는 물이 들어 있다. 남자는 대략 몸무게의 60%가 물이고 여자는 몸무게의 50% 정도가 물로 돼 있다. 몸속의 물은 크게 세포 내액과 세포 외액으로 나뉘어진다. 세포 외액은 다시 간질 공간을 채우는 간질액과 혈관 안쪽을 흘러 다니는 혈액, 정확하게는 혈장으로 구분되는데 혈관 내 수분, 혈장이 간질 쪽으로 빠져나와 부종을 유발하게 되므로 정확한 원인과 치료가 중요하다. 동강병원 신장내과 유미정 전문의로부터 자세한 내용을 들어본다. 
동강병원 유미정 신장내과 전문의가 진료를 보고 있다. 동강병원 제공
동강병원 유미정 신장내과 전문의가 진료를 보고 있다. 동강병원 제공

- 오래 서 있으면 발이나 종아리가 붓게 되는데, 왜 그런 건가?
△발이나 종아리가 붓는 경우를 '하지 부종'이라고 한다. 하지 부종의 경우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혈액이나 체액이 다시 위로 올라가지 못해 하지에 쏠리면서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중력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폭포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듯이, 오랜 시간 기립 상태로 유지하거나, 과체중, 활동을 안 한다면, 당연히 체액이 축적돼 부을 수 있다. 물론 정맥에는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도록 심장 판막과 비슷한 구조가 있어 혈액을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도와주지만, 그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면 부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다리 조직이나 관절의 염증으로 인한 부종이 있을 수 있다. 이 같은 경우 부상이나 기저 질환으로 인한 정상적인 반응이나, 대부분은 편측에 발생하거나, 통증, 열감, 발작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알레르기, 즉 과민성이라면 본인이 쉽게 알 수 있다.
 
세포 사이사이 공간에 체액 흘러나와 축적된 상태
정맥 기능 이상·관절염증 하지부종 발생 가장 흔해
양말 자국·정강이 앞쪽 누른 흔적 오래가는 경우도


- 다리가 붓는 것 외에 부종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나? 
△이전에 잘 맞던 반지가 근래 갑자기 손가락에 꽉 조인다든가, 아침부터 눈 주위가 부은 것이 저녁에도 없어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다거나, 속옷이나 양말을 벗거나, 벨트를 풀었을 때 자국이 남아 있다면, 부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하지 부종의 경우 단순히 부었다는 느낌보다는 종아리 앞쪽 정강이뼈 부분을 손가락으로 눌러 보았을 때 깊은 함몰 흔적이 오래 남는 경우 의심해 볼 수 있겠다.
 
- 병원에 가서 꼭 진찰을 받아야 하는 경우는?  
△숨이 차고 밤에 자려고 누우면 가슴이 답답해져 앉아서 날밤을 새우는 경우, 호흡곤란과 함께 흰 거품이 섞인 잔기침이 발작적으로 계속 난다거나, 헛배가 부르고 명치를 누르면 단단하고 압통이 있으며 계속 소화가 잘 안된다든지, 갑자기 소변량이 줄고 소변에 거품이 많이 보이거나, 특별히 식사량이 늘지도 않았는데 한 달 이내 원래 체중의 5% 이상 늘어났다거나, 팔이든 다리든 좌우 비대칭으로 붓는다면 꼭 진료를 받아 보는 게 좋다.

- 부종으로 병원을 찾게 되면 특히 어떤 점들을 살펴보나? 
△우선 부종의 발생시점, 지속기간 확인 및 국소 부종인지 전신 부종인지부터 구분한다. 또한 좌우 대칭성인지 한쪽만 두드러지게 더 부었는지, 부은 곳을 손가락을 눌러 보아 흔적이 남는지, 부종 부위를 만져 보았을 때 열감이나 통증이 있는지 혹은 색조 변화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며 환자의 기저질환 및 복용 중인 약물 및 최근에 약물 변경 등을 확인한다. 여성의 경우, 부종의 발생이 월경 주기와 연관이 있는지, 혹은 시기적으로 폐경기 전후인지, 중년 남성의 경우, 전립선 비대증의 증상들, 즉 소변을 보기 시작할 때 힘이 드는지, 뒤끝이 시원하지 않은지, 배뇨 횟수가 잦아지고, 특히 밤에 화장실 가는 빈도가 늘어나는지, 특히 이런 분들에서 최근에 기침 감기약을 복용한 적이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신장 기능, 간 기능, 갑상선 기능 검사, 빈혈 등을 체크하기 위해 혈액 검사를 하고 단백뇨 여부를 확인하고자 소변 검사를, 가슴 답답함이나 호흡 곤란, 흉통을 호소하거나 소변량이 줄고 체중이 많이 증가한 경우에는 폐부종 및 심장 크기 등을 확인하기 위해 흉부 방사선 사진과 심전도 검사 및 신체검진 등을 병행한다. 
 
체중증가·거품뇨·호흡 곤란 등 동반시 진료 필요
女 호르몬·男 전립선·혈액·흉부·심전도 등 검사
간·신장·갑상선·심장 등 질환이 부종 유발할 수도


- 원인이 다양할 것 같은데 병원에서는 어떤 결과가 또 나올 수 있나? 
△전신부종을 동반할 경우 간경화증, 심부전, 신증후군, 신부전, 갑상선 기능 저하증, 빈혈 등의 질병이 진단될 수 있고 국소 부종이라면, 정맥 부전, 심부 혈전 정맥 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아무리 검사를 해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로 특발성 부종, 주기성 부종, 갱년기 부종, 약물성 부종 등이 있다. 치료가 필요한 몇 가지 대표적인 질환들을 간단히 살펴보면 심장 질환의 경우 심부전, 심근 병증 등이 있다. 심부전의 경우 쉽게 생각해보면 우리 몸의 펌프 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심박출량 감소로 인한 체액 저류로 부종을 유발하게 된다. 

간질환의 경우는 간경화증이 대표적이다. 간경화는 간의 염증과 섬유화로 딱딱하게 굳어지며, 간의 기능이 점차 떨어지는 질환이다. 따라서 간에서 만들어지는 알부민 생성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혈액 삼투압이 낮아지면서 배에 복수가 차고 다리가 붓는 부종이 유발될 수 있다. 이외에도 황달이나 구역질, 식도 정맥류 파열로 인한 혈변이나 토혈, 간성 혼수 등의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신장질환도 당연히 부종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신장 환자의 부종은 발병 기전에 따라 2가지로 구분이 된다. 소변을 통해 단백질이 많이 빠져 나가는 신증후군과, 신장 기능이 소실돼 소변량이 줄어들면서 부종이 생기는 만성 신증후군으로 나누어지는데, 2가지가 겹쳐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 그럼 이런 질환들을 치료받으면, 부종은 없어지는 건가? 
△원인이 명확하고, 원인기저 질환이 잘 조절되거나 치료가 된다면 부종이란 증상은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질환들은 대부분 만성 질환이고, 치료를 평생 받아야 하거나, 치료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점차 악화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빠른 진단으로 초기에 빨리 치료를 시작할수록 쉽게 치료되고 합병증도 덜 생기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건강보조식품·이뇨제 등 과한 약물 부작용 주의
3∼50대 여성 얼굴·손 뻣뻣함 호소 특발성 부종 
월경 주기 무관 저염식 위주 생활습관 교정 중요


- 약물 부작용으로도 부종이 생길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떤 약들을 주의해서 복용해야 할까?
△우선은 과한 건강보조 식품들이다.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많은 건강식품들의 복용은 오히려 신장, 간 등에 무리가 가면서 부종과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니, 필요시 전문가와 상의 후 복용을 고려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뇨제 또한 주의해서 복용해야 한다. 이뇨제는 말 그대로 부종을 치료하기 위해 이뇨 작용을 돕는 약이다. 하지만, 다이어트 등을 목적으로 임의로 이뇨제를 복용하다가 갑자기 중지하면 그 전보다 더 심하게 붓는 반동 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 그리고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도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각종 근골격계 질환으로 인한 통증 및 항염증 치료를 위해 두루 쓰이는 약제인데 이 역시 신장에서의 수분 배설을 방해하는 성질이 있다. 
 

유미정 동강병원 신장내과 전문의
유미정 동강병원 신장내과 전문의

- 주위에 보면 이 병원 저 병원 몇 번을 반복해서 받아 보아도 항상 정상으로 나오는데, 정작 본인은 몸이 자주 부어서 답답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아마도 30~50대 가임기 여성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특발성 부종 가능성이 커 보인다. 주로 안면 부종이나 손의 뻣뻣함, 탱탱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그 외에 만성적인 소화불량이나 장에 가스가 찬다는 복부 팽만감 및 심리적으로 우울, 불안 강박 등을 동시에 호소하기도 한다. 또한 특발성 부종의 발생 시기는 월경 주기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참고해야 한다. 

- 특발성 부종 등에 뭔가 좀 덜 붓게 하는 방법은 없나? 
△모든 질병이 마찬가지지만, 약물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생활습관 교정이다. 먼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저염식이다. 우리 몸은 물을 많이 먹어서 붓는다기보다는 몸속 소금기, 즉 염분 섭취량이 많으면 부종이 악화될 수 있다. 찌개나 국물을 피하고, 과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체중조절 또한 당연히 해야 한다. 반신욕을 취침 전에 30분가량 하는 것도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고, 간질로 빠져나갔던 수분을 본래 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효과, 즉 수분 재분포의 효과가 있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지속하다 보면 다리 근육과 함께 혈관 벽도 튼튼해지고 자율신경 기능도 향상시키기 때문에 부종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일과 중에는 가급적 같은 자세를 오래 취하지 말고, 2~3시간마다 한 번씩 스트레칭을 해 주고, 오후에 신발이 조일 정도로 발이 많이 부으면 잠잘 때 종아리 밑에 담요를 여러 장 접은 것을 받쳐 준다. 오래 서서 일해야 하는 직종인 경우, 일과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의료용 탄력 스타킹을 신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리=김경민기자 usk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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