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현대미술의 대표작가 송동이 울산시립미술관에 기증한 '나의 도시'.
중국 현대미술의 대표작가 송동이 울산시립미술관에 기증한 '나의 도시'.

울산시립미술관은 최근 세계미술사적으로 의미있는 작품을 기증받았다. 중국 현대미술의 대표작가 송동 작품과 백남준의 굿 퍼포먼스를 담은 희귀 자료다. 국내 국공립미술관이 세계적 유명 작가의 작품을 기증받은 사례는 드물다. 


 서진석 관장은 "기증받은 두 건의 작업은 미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며, "송동의 작업은 급격한 도시화를 경험했던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아울러 "백남준 작가가 직접 무당으로 분해 진행한 퍼포먼스를 촬영한 사진은 이번에 기증된 작업이 유일할 것"이라면서 "이번 기증을 기점으로 울산시립미술관이 아시아 최고 컬렉션 미술관이라는 목표에 한층 더 다가섰다"고 자평했다. 


 울산시립미술관이 기증받은 송동 작가의 작품은 '나의 도시'(2014)로 문, 창문, 거울, 샹들리에,카펫으로 이뤄진 대형 설치작업 (97곒*5곒*4.5곒)이다. 시가 4억원 이상을 호가한다.

 작업의 주재료는 한때 중국 각 가정에서 실제 사용되었던 문으로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도시개발사업때 철거된 개별 가옥들에서 수거해 온 것이다. 작가는 재개발 당시 버려진 문들을 한데 붙여 새로운 가옥의 형상을 만들었다. 


 기득권층의 부동산 독점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거주지를 박탈당했는데, 작가는 당시 철거대상이던 문들을 가지고 새로운 집을 만들어낸 것이다.  비록 자본주의적 논리에 의해 폐기처분된 가옥의 부산물들로 만든 것이지만, 철거민들의 삶의 공간은 개발의 논리에 찢겨나가지 않고, 다시금 우리 앞에 찬란히 빛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최재영 작가의 백남준 굿 퍼포먼스 사진.
최재영 작가의 백남준 굿 퍼포먼스 사진.

 울산시립미술관이 이번에 기증받은 미디어 아트의 거장 백남준의 퍼포먼스 사진 희귀본은 최재영 사진작가의 27점이다. 


 백남준은 1990년 서울의 현대화랑 앞에서 독일의 동료 예술가 요셉 보이스(1921~1986)를 기리는 '요셉 보이스를 위한 진혼굿'(1990)이라는 제목의 퍼포먼스를 했는데, 최재영 작가가 당시 퍼포먼스를 생생히 사진으로 촬영했다.


 백남준은 원래 1986년 퍼포먼스를 함께 선보이고자 했던 요셉 보이스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하자 이를 위로하는 진혼굿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당시 백남준은 보이스의 사진을 병풍처럼 설치하고 무당으로 분해 갓,초,쌀,놋그릇,요강,가위 등의 소도구로 생과 사를 오가는 진혼굿을 직접 펼쳐냈다. 


 송동의 작품은 울산시립미술관에서 개최 중인 '예술 평화: 0시의 현재'(9월 18일까지)에서, 최재영 작가의 백남준 굿 퍼포먼스 사진은 울산시립미술관의 '21세기 천지창조 시스틴 채플'(7월 7일까지)에서 관람가능하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