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의 종착역, 오아시스인가 신기루인가 (2)
가상화폐의 종착역, 오아시스인가 신기루인가 (2)
  • 조환
  • 2022.06.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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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의 눈] 조환 프로그래머
조환 프로그래머
조환 프로그래머

블록체인 플랫폼은 자료의 변조가 매우 어렵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단일 기관이 감당하기에는 계산량이 터무니없이 크다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참여자들에게 계산을 대신 맡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참여의 보상 개념으로 자신의 플랫폼 내에서 쓸 수 있는 토큰을 지급한다. 이것이 바로 코인이다. 이 특성으로 인해 블록체인 플랫폼의 가치는 참여자의 숫자에 정비례하기 마련이다. 거래가 그만큼 활발해지기 때문에 가치도 오르는 것이다. 기술적, 법적 문제를 배제한다면 이런 블록체인 플랫폼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가령, 자동차는 성능기록부나 등기, 보험 이력 같은 정보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때때로 이런 정보를 속인 채 중고로 판매하는 사기 매물 사건은 수사기관의 골머리를 아프게 한다. 이런 사회적 비용을 블록체인 기술로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다.

자율주행 시대가 완전히 열리고 모든 자동차가 인터넷에 연결되는 시대가 조만간 올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운전자들이 자신의 등기, 주행기록, 보험 납부 내역 등을 실시간으로 블록체인에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된다. 운행 중이지 않는 차량은 다른 사람들의 주행기록 갱신을 돕도록 한다. 블록체인 계산으로 인해 운행 중인 자동차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 가상 블록체인 플랫폼이 완성되면 여기 참여한 사람들은 100% 신뢰할 수 있는 중고차량 거래가 가능해진다. 이 블록체인 플랫폼의 토큰을 차(CAR) 라는 이름의 코인이라고 명명하자. 또한 플랫폼의 성장을 위해 미리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참여 기회를 제공하자. 바로 중고거래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자신의 참여권을 양도할 수도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CAR 코인의 권리를 사고파는 파생상품 시장으로 제공한다고 하자. 매력적이지 않은가? 여담이지만 미국의 자동차 회사 테슬라는 아직 코인을 발행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형태의 사업을 보험회사와 연계해서 이미 미국 내에 서비스 중이다.

가상이 아니라 현실의 코인들은 어떨까? 수만 개의 난립하는 코인들 중 제일 유명한 비트코인을 간단히 알아보자. 기축통화국들은 먼저 현대통화이론(MMT)이라는 그럴 듯한 논리를 내세운다. 그들은 열심히 일해 물산을 생산하는 대신 종이에 숫자를 찍어내는 것으로 부를 창출한다. 따라서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발행량을 제한한 절대적 가치의 코인을 발행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발행 주체가 특정인이 아니라 우리 모두인 화폐가 있다면, 그 화폐는 우리 모두가 인정하는 가치를 항상 유지할 것이라는 논리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그 가치를 믿는 사람들에게 실물 자산처럼 기능하고 있다. 법정화폐를 비트코인으로 바꿔버린 엘살바도르 같은 나라가 좋은 예다. 다만 인터넷이 반드시 필요하고 거래에 30분 이상이 걸리는 등의 불편함은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제다.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코인 투자자들은 코인이 제공하려는 가치, 또는 해결하려는 문제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그저 '돈이 복사가 되는' 혜택을 누리고 싶다는 순진한 생각만으로 자신의 피 같은 돈을 투자한다. 어려운 용어로 점철된 기술 백서는 읽기 싫지만, 실시간으로 변하는 차트와 추세선은 그럴 듯해 보인다. 거기 참여한 '나'는 4차 산업혁명의 한 부분에 몸을 담근 것 같은 묘한 승리감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칩에 수많은 티커(ticker - 거래소에서 종목명을 특정하기 위해 붙이는 고유한 알파벳 이름)를 붙인 카지노에 지나지 않는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일부 코인은 종교적 색채마저 띠려고 해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대표적인 것들이 밈 코인(Meme coin) 이라 불리는 도지코인, 그리고 먹튀로 결론난 진도지코인 같은 것들이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2022년 현재의 코인 투자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졌던 튤립 버블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현상이 오히려 튤립 버블보다 더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튤립은 꽃이 살아 있는 동안 보기에 좋고, 향기라도 제공해주는 반면 현재 난무하는 대부분의 코인은 괜히 전기만 더 많이 소모할 뿐이다. 코인에 투자하기 전에, 내가 하려는 일은 코인 창시자의 꿈에 베팅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크립토, 해쉬 같은 어려운 말로 우리를 현혹하지만, 결국 본질은 주식 투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그 변동성이 훨씬 더 심하고, 휴장이 없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테라 - 루나 폭락의 원인 분석과 미래의 암호화폐 등장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달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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