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율 쇼크가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뚫으며 1,500원대는 시간 문제로 다가왔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울산지역 기업체들은 비상 선언과 함께, 다가올 충격파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고환율→가격 경쟁력 상승→수출 호조'라는 통념이 깨진 지 오래인 상황에서, 환율 상승세가 급격히 줄어드는 울산산업계의 무역 수지를 더 악화시킬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기업들이 내년도 경영 전략·투자 계획 수립은 커녕, 올 4분기 계획도 전면 재수정에 나선 이유다.


 23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0전 내린 1,409원30전에 마감했다.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이틀째 1,400원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기업은 환율 쇼크에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는 중이다. 
 예전 같으면 기업들은 한창 내년도 경영전략. 투자 및 사업 계획을 수립해야 시점이지만,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자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울산산업단지 주요기업들은 내년 경영전략의 초점을 '내실 강화·속도 조절' 등 보수적으로 맞추고 있다는 전언이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올 4분기 계획부터 다시 짜고 있다"며 "내년 계획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했다. 


 높은 환율은 그동안 수출 경쟁력을 높여주는 요인이었지만, 지금의 고환율은 경기침체 신호라는 측면에서 상황이 다르다. 


 수출 비중이 큰 현대차에도 반갑지 않다. 연준이 금리를 크게 인상하면서 현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위기를 맞은 한국차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동차 부품사들도 원자재 가격 부담으로 실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는 올 2분기 영업이익 2조9,798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지만, 자동차 부품사의 경우 상장사 55곳 중 27곳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해 대조적이다.


 석유화학사들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고환율 상황에서 '석유화학의 쌀'이라고 불리는 나프타의 수입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해 비용을 절감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