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도요(豪奢搗搖)
호사도요(豪奢搗搖)
  • 김성수
  • 2022.09.2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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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노래와 새 이야기]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조류생태학 박사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조류생태학 박사

점박이 알만 덩그러니 남겨 놓고 또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나는 암컷을 향해 수컷은 이렇게 노래를 불렀다. '얄밉게 떠난 님아/ 얄밉게 떠난 님아/ 내 청춘 내 순정을뺏어 버리고/ 얄밉게 떠난 님아/ 더벅머리 사나이에 상처를 주고/ 너 혼자 미련 없이 떠날 수가 있을까/ 배신자여 배신자여/ 사랑의 배신자여'(배신자 1절 가사)


 호사도요는 이름에서 짐작하듯이'호사'와 '도요'의 합성어이다. 호사는'호화(豪華)롭고 사치(奢侈)스러운 것, 도요는 아래위로'도(搗)'와 '요(搖)'에서 알수있듯이 찧고 흔드는 행동을 각각 표현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호사는 몸 깃의 사치스러움을, 도요는 엉덩이를 홍골래비 방아 찧듯 반복하는 움직임이다. 호사도요는 수컷보다 드러난 암컷의 몸 깃에 채색된 모습 그리고 행동에서 붙어진 이름이다. 드러난 몸 깃과 반복 행동은 생존전략으로 진화되어 유전자로 전승되어 습성화됐다. 눈 주위에는 화장한 듯 하얀색의 촘촘한 깃이 길게 이어져 강조된 것과 목덜미 부분에 붉은색으로 돋보이는 것이 채색으로 두드러진 몸 깃이다. 수컷은 암컷보다 몸 깃 채색이 보호색으로 칙칙하다.


 호사도요는 한 마리의 암컷이 여러 마리의 수컷과 사랑하는 일처다부의 번식 습성이 특이하다. 이 때문에 암컷이 수컷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다른 수컷이 시야에 들어오면 더 호들갑을 떤다. 땅에서 날개를 위로 뻗어 마치 수탉이 날개를 펄럭이듯이 하며 몸을 좌우로 움직이면서 방향을 바꾸어가며 때로는 튀어 오르기도 하면서 꼬리를 상하로 움직이는 반복 행동을 한다. 특히 발돋움하면서까지 양날개를 치켜세운다. 또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꽁지깃이 짧고 펑퍼짐한 엉덩이를 가만있지 않고 홍골래비 방아 찧듯 찧고 흔든다. 이러한 몸 깃 치장과 눈 주위 채색, 과장된 날갯짓과 반복 행동은 상대방의 환심을 갖게 하여 견물생심(見物生心)을 유도하여 번식률을 높이고자 하는 자연의 섭리이다. 


 자식의 양육은 부부가 함께하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매, 독수리, 수리부엉이, 제비, 참새, 딱새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종(種)에 따라 어머니 혹은 아버지 혼자서 양육하는 예도 있다. 암컷이 혼자 양육하는 경우 닭, 꿩, 오리, 원앙 등이 여기에 속한다. 호사도요는 수컷 혼자 알 품기와 새끼 키우기를 맡아서 한다. 자식을 데리고 다니면서 가슴을 적실 정도의 환경을 만나면 저어새처럼 머리를 물속에 처박고 좌우로 저어 찾기도 한다. 


 새끼들은 떠나버린 엄마가 돌아오기를 바라며 노래를 불렀다. '엄마 엄마 돌아와요 어서 빨리 와요/ 엄마 없는 우리집엔 찬바람만 불어요/ 아버지가 손수 지은 밥상머리에/ 우리들은 목이 메여 눈물밥을 샘키면서/ 오늘도 울며 울며 학교에 갑니다'(엄마 엄마 돌아와요 1절 가사)


 호사도요의 둥지는 주로 논에서 발견되며 알은 4∼5개를 산란한다. 2000년 이전만 해도 우리나라를 찾은 호사도요는 나그네새 혹은 길잃은 새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2000년 충남 천수만에서 번식이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2001년에는 세종특별자치시, 경상북도 달성습지, 부산광역시 낙동강 2017년 경기도 화성 등지에서 관찰되었다. 2005년 5월 천연기념물 449호로 지정됐다. 2017년 5월 태화강 오산 못 가 좁은 모래밭에서 수컷 한 마리가 관찰됐다. 눈을 마주치자 불안한 듯 키가 작은 수초 사이로 몸을 숨겼다. 오랜 시간을 기다렸으나 다시 보지 못했다. 암컷 또한 발견하지 못했다. 번식 기간은 4∼7월이다. 알의 개수는 4∼6개이며 포란 기간은 약 19일이다. 논, 연못, 습지 등에서 서식한다. 주식은 곤충류, 지렁이 등이며 벼와 풀씨 등의 식물성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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