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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기세가 한풀 꺾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게다가 코로나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일부 코로나 후유증 환자의 경우 췌장염이나 당뇨, 갑상선 질환 등을 호소하고 있다는 학계 보고도 있다. 이는 가벼이 넘길 사안이 아니다. 아직은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안정탁 전문의로부터 췌장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그 예방법도 알아본다.
안정탁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진료를 보고 있다. 동천동강병원 제공
안정탁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진료를 보고 있다. 동천동강병원 제공

췌장염은 췌장 효소(주로 트립신)에 의해 췌장 분비샘이 파괴되거나 췌장에 국소적 혹은 전체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췌장은 '이자'라고도 불리며, 소화를 담당하는 장기 중 하나다. 대부분의 소화와 관련된 장기들이 복벽 앞부분에 위치하고 있는데 반해 췌장은 신장과 같이 복벽 뒤에 위치하는 후복막 장기로써, 배 윗부분에서 위와 척추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췌장의 위치는 조기진단을 어렵게 하고, 이는 췌장암의 높은 사망률과 관련돼 있다. 이러한 췌장에 여러 가지 이유로 염증이 생기면 췌장염이라고 부른다.

# X선 촬영·CT검사·췌장기능 검사 등으로 진단
췌장염은 급성 췌장염과 만성 췌장염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 췌장염은 췌장에 급성 염증이 생기지만 회복 후 췌장이 정상 기능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경우다. 급성췌장염은 췌장의 선방세포가 다양한 원인으로 손상돼 염증이 생기면서 주변 조직이나 다른 장기까지 손상을 주는 질환이다. 원인은 주로 술이나 담석이다. 경미할 때는 췌장이 붓는 정도이지만, 심해지면 췌장액이 새어나가 주변 조직을 녹이고 물주머니를 만들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치료가 필요하다. 술이나 담석 같은 원인을 제거하면 대부분 좋아지지만, 15~20%는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고, 이 중 15~30%는 사망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 췌장염은 췌장의 염증이 계속 반복되면서 비가역적으로 췌장의 외분비 및 내분비 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경우다. 만성췌장염은 약 80% 정도의 원인이 술이다. 특히 장기간 지속적인 음주를 하면 잘 발생하게 된다. 만성 췌장염의 병변은 급성과 달리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고, 변화가 진행될수록 췌관이 좁아지고 췌석이 생기기도 한다. 

급성췌장염이 발생하면 복통이나 외분비 및 내분비 기능부전 등이 생길 수 있고, 진단받은 지 20~25년 후 50% 정도의 사망률이 나올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하지만, 임상적으로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췌장의 위치와 구조. 아이클릭아트
췌장의 위치와 구조. 아이클릭아트

# 만성 췌장염 발병 원인 80% 장기간 지속적 음주
췌장염의 통계를 보게 되면, 급성췌장염의 발병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알코올 섭취의 증가, 담석관련 췌장염의 증가 및 비만인구의 증가와 함께 혈청검사와 영상진단법이 발달했기 때문이며, 성별로 보면 남자가 여자보다 약 2배 가까이 많이 발병하고 있다. 연령으로는 40~50대에 가장 많다. 만성췌장염은 남자에게서 흔하고, 10년 생존율은 약 70%, 20년 생존률은 약 45%이며, 흡연과 알코올 남용이 예후 및 사망률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급성췌장염이 생기면 상복부의 심한 통증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그 외에도 오심이나 구토가 동반되고, 황달이나 붉은색 소변이 관찰될 수 있다. 맥이 빨라지고 미열도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하면 쇼크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만성췌장염의 경우 증상이 있다면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지방분의 흡수장애로 생기는 지방변이다. 또한, 내분비 장애로 당뇨가 생기기도 하는데 췌장의 세포파괴가 원인이므로 먹는 약보다는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상복부통증 외에도 만성설사, 지방변, 무기력증, 체중감소, 황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 중장년 남성 환자 여성보다 2배 많아
췌장염 환자는 문진과 함께, 상복부의 압통 여부, 빈맥, 미열, 황달 등의 여부를 확인한다. 췌장염으로 발생한 장 마비의 정도를 보기 위해 X선 촬영, CT검사를 시행하고 혈액검사와 췌장기능검사도 시행한다. 또한, 췌관의 염증이나 이상을 찾기 위해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안정탁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안정탁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췌장염의 치료방법은 급성췌장염과 만성췌장염이 다르다. 급성췌장염의 경우 대부분 입원치료하면 호전되지만, 10~15%는 합병증이 생기거나 중증으로 진행되게 된다. 따라서 급성췌장염의 치료는 췌장의 회복과 통증의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금식과 함께 수액공급, 통증조절을 위한 약물 등을 시행하게 된다.

급성췌장염의 원인이 담석이라면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로 담석을 제거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반면, 만성 췌장염은 췌장의 분비기능 치료와 통증의 치료가 목적으로, 금주를 기본으로 한다. 또한, 여러 가지 합병증의 경우 평생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속적인 교육과 치료를 동시에 시행해야 한다. 췌장부전해소를 위해 인슐린주사나 장피막 췌장효소제 등을 통해 치료를 진행한다. 췌장 내 결석을 제거하거나, 췌관 협착에 대한 확장술 등을 시행하게 된다.

췌장염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췌장염의 예방을 위해 금주와 금연은 기본이다. 담관에 담석이 있다면 담석에 의한 췌관폐쇄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복통이 생기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적극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췌장염이 췌장암으로 발전되는 것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만성질환이나 위험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김경민기자 usk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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