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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채 동강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가 진료를 보고 있다.

우리 심장에는 대동맥 판막, 폐동맥 판막, 승모판막, 삼첨판막이라고 불리는 4개의 판막이 존재한다. 이들 판막이 잘 열리지 않는 질환을 판막 협착증이라고 하며 정상적으로 닫히지 않았을 때에 판막 역류증이라는 병명으로 부른다.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대동맥 판막 협착에 대해 동강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이형채 전문의로부터 알아본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이란 대동맥 판막이 여러 원인으로 인해 좁아진 상태를 말한다. 고령층, 고혈압 환자에서 대동맥판막 협착증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판막이 열리고 닫힘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딱딱한 칼슘 성분이 축적돼 석회화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심장 4개 판막이 잘 열리지 않는 질환
심장에서 전신으로 혈액 배출을 조절하는 대동맥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온몸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여러 전신 증상을 일으키고 심장에도 무리가 간다. 협착증의 정도가 중증도 이하인 경우에는 증상을 느끼는 경우는 드물고, 중증도 이상으로 질환이 진행된 경우에는 가슴 통증이 나타나는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예후는 급격하게 나빠져서 수술을 안 했을 경우 2~5년 내에 대부분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 
 
보통 판막 협착이 심하게 나타나면 흉통 또는 가슴 조임, 어지러움, 피로함, 호흡곤란,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만약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먼저 심장내과 전문의나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판막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청진을 통해 심잡음을 확인하며 흉부 X선 촬영, 심전도, 심장초음파 검사 등을 시행한다. 
 
이형채 동강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과장은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중증일 경우 호흡곤란, 흉통,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는 급사 위험이 매우 높아 관련 증상이 나타난다면 빨리 심장 전문가를 만나야한다"고 말했다.

대동맥 판막 협착증.


#고령자·노령층에서 발병 많고 사망률 높아
현재 어떠한 약물치료도 대동맥판막 협착을 정상화할 수 없다. 다만, 환자의 호흡곤란을 완화하거나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치료 방법으로는 수술적 방법이 추천된다. 흉곽과 심장을 열어 손상된 판막을 제거하고 금속이나 돼지의 조직을 이용해 만든 인공판막을 넣어주는 것이 전통적인 수술 방식이다. 수술 기술의 발달과 인공 심폐기 등의 의료 기기의 발달로 이전에 비해서 수술 성적이 월등히 좋아졌지만, 여전히 초고령의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나 신부전, 뇌경색 등의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의료진도 환자도 전통적인 수술적 치료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전통적 수술적 치료의 고위험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도 최근에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최근에 발전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과 '무봉합 대동맥 판막 치환술'이 있다.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은 대퇴동맥이나 쇄골하 동맥을 통해서 인공판막을 이동시켜서 원하는 위치에 삽입하는 방법으로, 수술에 비해서 부담이 적고 빠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석회화돼 딱딱해진 본인의 판막을 잘라내지 않은 채 끼워 넣은 인공판막 구조물이 완벽하게 펴지지 않아 틈이 생기거나 신구 판막 간 간섭으로 인공판막이 손상돼 혈전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도입된 지 오래 되지 않아 인공판막의 내구성도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으로 인해서 심장내과와 심장혈관흉부외과의 긴밀한 협진이 필요하며 주로 초고령 환자의 치료에 사용된다.
 
'무봉합 대동맥 판막 치환술'은 전통적인 대동맥 판막 치환술과 같은 방법으로 수술을 시행하지만 인공판막을 봉합하지 않고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심장 정지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고 대동맥의 심한 석회화 환자나 여러 판막을 동시에 수술하는 경우, 관상동맥 질환이 동반된 환자 같이 기존에 수술이 힘들었던 환자에서도 수술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게 됐고, 합병증의 발생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최근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보고에 따르면, 100세 이상의 초고령 환자에서 대동맥판막 치환술에 성공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국내 수술성적 및 수술 후 관리가 많이 발전했다. 
 
따라서 동반질환이 없고, 특별한 문제가 없는 수술 저위험군 환자들은 대개 수술 후 1주 이내 퇴원할 수 있다. 일상 복귀 또한 무리한 운동을 제외하면 3~4주 이내에 가능하다.

이형채 동강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시간 단축·합병증  감소 등 치료법 발전
동강병원 심장혈관 센터에서는 심장혈관흉부외과와 심장내과의 긴밀한 협진으로 고위험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치료가 힘들었던 말기 신부전, 관상동맥 질환 등이 동반돼 있는 고위험 환자에서 안전하게 대동맥 판막 치환술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동강병원에서 무봉합 대동맥 판막 치환술을 시행받은 신부전, 심부전 동반 환자의 퇴원 시 X-ray 대동맥의 심한 석회화가 동반돼 전통적인 수술방법으로 수술이 힘들었던 환자지만 무봉합 대동맥 판막 치환술의 적용으로 수술 시간의 단축이 가능했으며 특별한 합병증 없이 퇴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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