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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산업계 발 근로시간 이슈가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석유화학업은 4조 2교대제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반면, 조선업은 주 52시간 유연화를 요구하는 등 업종별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조선업의 근로시간 유연화 움직임을 두고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울산산업계에서 석유화학과 비철금속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현장직의 교대근무 시간표가 '4조 2교대'로 바뀌고 있다. 에쓰오일이 처음으로 4조 2교대 근무를 전면 도입했다. 2021년 1월 1일부터 4조2교대 근무를 시행해 오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최초였다.

 SK이노베이션도 2021년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4조 3교대를 4조 2교대로 전환을 위해 시범 운영 등 시행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오는 2월 7일까지 1년간 시범 운영을 끝나면 도입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도 올해부터 4조 2교대로 전환했으며, 최근에는 고려아연이 울산 온산제련소 생산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4조 2교대 근무를 정식 도입했다. 

 에쓰오일을 시작으로 SK, 현대제철에 이어 최근 고려아연까지 도입되고 있는 4조 2교대는, 기존 4조 3교대와 비교해 하루 근무시간은 4시간가량 길어지지만, 휴일이 늘어나는 근무 방식이다. 

 석유화학업 등 기업들의 생산직 근무제는 주·야 맞교대에서 3조 3교대, 4조 3교대에 이어 4조 2교대까지 변화해 왔다. 최근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적 흐름과 젊은 직원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통해 4조 2교대 도입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기업들은 "4조 2교대 변경은 현 교대제 특성상 발생하는 야간 근무일수를 축소하고 휴무일수를 증가시켜 직원들의 '워라밸'에 대한 요구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과 대조적으로, 조선업계는 주 52시간 연장 및 유연화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급증한 수주량으로 예상되는 인력과 근로시간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조선산업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면서다. 

 정부는 먼저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조업종 특별연장근로 연간 활용 가능 기간을 한시적으로 최대 180일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제조업종 특별연장근로는 주 64시간까지 가능하며 연간 90일이 한도이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 의뢰로 노동시장 개편안을 준비해온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지난달 12일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현행 '주 단위'에서 최대 '연 단위'로 바꾸는 방안을 정부에 권고했다. 노동시간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다. 권고안이 도입되면 일주일 최대 노동시간이 현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 늘어날 수 있다.

 노동계는 이에 대해 노동시간 단축에 역행하는 안이라며 반발했다. 또한 노동자의 건강 악화를 초래할 수 있어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다. 

 근로시간을 놓고 업종별 정반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울산 공공지자체에서는 점심시간 휴무제가 확산하고 있다. 

 북구를 시작으로 동구와 울주군이 점심시간 휴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중구와 남구가 미실시 지자체다.

 금융권에서도 몇년 전부터 직원의 점심시간 확보가 화두다. 은행권의 영업시간 정상화 논의가 지연되는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노조를 중심으로 직원의 복지 차원에서 점심시간 셧다운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KB국민은행 일부 점포에서 이달 말 '중식시간 동시사용' 제도를 도입한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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