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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울산지역 취업자가 1만명 늘었지만 60대 이상의 취업자가 대부분이고 30~40대의 일자리는 오히려 마이너스 상태인 것으로 확인돼 우려를 더한다. 사실상 60대 이상 고령층 일자리가 고용률 상승을 견인한 셈이어서 한창 일할 연령대인 20∼40대들의 자리를 노인들이 채우는 기형적 구조로 노동시장이 퇴행하고 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울산 취업자 +1만명 60대 이상 대부분 차지 3040대 오히려 감소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지난달 고용동향에 따르면 일단 지표상으로는 울산지역 고용상황이 나아진 것처럼 보인다. 지난 4월 울산 고용률은 59.7%로 전년 동월 대비 1.1%p 상승했다. 덕분에 취업자는 57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명(1.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실업률이 3.4%로 전년 동월 대비 0.3%p 하락했고, 실업자는 2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00명(-6.9%) 감소했다. 게다가 울산지역 4월 경제활동인구는 59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000명(1.5%) 증가했으며, 경제활동참가율은 61.9%로 전년 동월 대비 1.0%p 상승했다. 구직단념자들이 경제활동에 나선 결과, 울산에서 비경제활동인구는 36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000명(-2.5%) 감소했다. 

산업별 취업자를 보더라도 뚜렷이 구별된다.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는 38만 8,000명으로 1만 3,000명(-3.2%) 하락했지만 광공업은 17만 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명(12.8%) 늘었다. 직업별로 보면 더욱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전년 동월 대비 관리자·전문가는 1만 4,000명(-11.5%) 감소한 반면, 기능·기계조작·조립·단순종사자는 1만 4,000명(5.3%), 서비스와 판매종사자는 7,000명(6.7%) 각각 증가했다

하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현 고용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고용시장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이어서다. 

지난달 60세 이상 울산 취업자 수는 1만 1,000명 늘었는데, 울산 전체 증가폭 1만명보다 많다. 60대 이상을 제외하면 취업자 수는 되레 2,000명 줄어든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2,000명 줄었고, 30~39세는 4,000명 마이너스다. 40대는 줄지도 늘지도 않은 보합세다. 50~59세가 5,000명 증가로, 60세 이상과 함께 유일하게 취업자가 늘어난 세대다. 결국 60대 이상 고령층 일자리가 늘고, 2030대 청년층과 40대 고용은 좋지 않은 흐름을 들 수 있다. 

노인 일자리도 안정성 떨어져…고령화시대 새 일자리 해법 시급
더 큰 문제는 비록 일하는 노인이 늘었지만 대부분 최저 시급에 훨씬 못 미치는 허드렛일에 그쳐 고용의 질과 안정성면에서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동안 쌓아온 기술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일자리는 없으면서 단지 세금으로 지원되는 일자리 창출에 그쳐 고용정책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노인 복지사업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정부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지금은 저출산으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복지비용은 증가하는 고령화 시대라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현행 60세인 법정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지만 이 또한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일단 고용노동부가 정년연장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지켜볼 일이다. 

게다가 기업에 무작정 의존할 수도 없는 처지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반도체, 화학, 석유, 철강 등 제조업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향후 좋은 일자리가 더 늘어날 전망조차 희박하다. 젊은 층이든 나이든 층이든 부가가치를 창출할 새로운 일자리 해법이 필요한 이유다. 무엇보다 기업이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급선무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차세대 산업 쪽에서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까다로운 규제를 풀고 세제 지원을 통해 기업 운신의 폭을 넓혀 주는 일도 서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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