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사회적경제 발전연구회가 주관한 '울산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리빙랩 포럼'.
울산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사회적경제 발전연구회가 주관한 '울산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리빙랩 포럼'.

 

울산에서는 민간 차원(시민·사회단체)의 리빙랩은 활발하지 않으나 지자체 차원의 리빙랩 사업에 시민과 사회단체들이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민간(시민·사회단체) 주도형

리빙랩네트워크, 구군별 조직 구성 노력

 2019년 8월, 울산지역의 리빙랩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지원으로 본격 시작됐다. 이후 리빙랩 추진의 당위성을 기반으로 울산테크노파크가 주관하는 생활문제 해결형 R&D기획연구회가 구성·운영됐다.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생활문제 해결형 R&D기획연구회에서 도출된 사회문제 중 음식폐기물 감량 및 자원화 문제를 울산형 리빙랩 시범사업으로 선정하고 울주군 삼남읍을 대상 지역으로 한 리빙랩을 추진하게 됐다.

 2020년 8월에는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울산지역의 리빙랩 민간지원조직인 '울산리빙랩네트워크(사협)'가 행정안전부로부터 설립 인가돼 운영 중에 있다. 

 이후 2020년 10월 울산리빙랩네트워크(사협), 울산사회적경제지원센터(사협), 울산테크노파크, 울산과학기술혁신기관협의회, 울산ICT협동조합, 울산청년센터, 울산여성단체협의회, 울산대 LINC+사업단 등 25개 기관이 참여해 울산리빙랩네트워크(UNoLL, Ulsan Network of Living Lab)을 발족한 이후 정기적인 포럼 개최 등을 통해 네트워크에 참여한 다양한 사회 주체 간의 정보 교환, 공동프로젝트 발굴·운영 등 리빙랩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간 차원의 리빙랩 활동은 주로 울산리빙랩네트워크가 주관하는 포럼, 세미나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5개 구·군의 리빙랩 활동조직을 구성, 리빙랩 전문가를 양성하는 활동에 집중돼 있다.

 

울산 북구 효문사거리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악취제거 마이크로버블-스크러버시스템.
울산 북구 효문사거리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악취제거 마이크로버블-스크러버시스템.

 

지자체 주도형

노인돌봄·안전·장애인식 개선 등 다양한 분야 성과

동구는 독거노인이나 취약계층 돌봄 서비스가 행정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새로운 복지돌봄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 지역 복지관 등 다양한 돌봄 주체들과 협업을 통한 지속가능한 돌봄사업의 정형을 창출하는 리빙랩 실험을 진행했다. 

 주민주도 노인돌봄리빙랩은 각 분야 전문가와 지역 주민 4명 등 운영주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졌으며 전문가와 주민이 함께 노인통합돌봄에 필요한 실험활동을 울산 최초로 추진했다는 의미가 있다.

 2021년 행정안전부 생활안전지도 통계에 따르면 울산광역시 교통사고 발생현황이 4등급으로 타 광역시에 비해 교통사고 발생이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횡단 중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ICT 기술을 적용한 야간 및 우천 시 보행자·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는 스마트 횡단보도를 지역에 적용해 보고자 리빙랩 사업을 추진했다.

 사단법인 울산콘텐츠협회는 리빙랩 실험을 실시하기 위해 워킹그룹 및 초기 스마트 횡단보도 관련 수용자 그룹을 발굴해 이들을 리빙랩 전과정에 참여시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함께 찾아갈 수 있도록 유도했다. 비신호등 스마트횡단보도 리빙랩은 우정동 리빙랩 시민연구단 8명이 정기적으로 지역문제해결에 대해 논의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것과 최종 수요자인 양사초등학교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보행 안전 설문조사를 통한 아이디어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양쓰레기를 비롯한 불법 쓰레기 투기가 발생하고 있는 마을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분리배출을 유도하고, 분리수거장을 설치함으로써 버려지는 쓰레기들이 자원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분류해 쓰레기 자원화 사업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평동마을이라는 어촌마을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속의 실험을 진행했다. 해양쓰레기의 문제점 등 환경교육을 통한 자원순환의 중요성을 알리고, 실생활에서 올바른 분리배출을 유도하고 쓰레기 문제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로 먼저 평동마을 내 마을 내 분리수거장 설치 및 운영을 통한 분리배출 기반 조성 한 후 마을 주민 및 일반시민 대상 환경보호 인식개선교육 및 환경정화활동 운영을 통한 환경의식 고취를 목표로 리빙랩을 운영했다.

 울산 내 예술적 재능을 가진 발달장애인의 작품을 접하면서 이러한 작품들이 보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게 재가공 되고 확산돼 장애인의 사회활동과 사회참여를 증가시킬 필요성이 제기돼 인권 감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동을 대상으로 쟁애인식 개선교육을 진행함으로써 장애 친화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리빙랩 사업을 추진했다.

 이 리빙랩은 장애 친화적 환경조성을 위한 장애인식 개선으로 장애 예술작가 작품을 활용한 장애인식 개선 교재 제작 및 지역 내 유치원, 어린이집, 복지기관 등에 장애 인식 강사 파견을 목표로 했다. 장애친화적 환경개선을 위한 장애인식개선 프로젝트를 통해 발달장애인 예술작품을 소재로 한 교구·교재 개발 후 장애인 작가의 울산미술협회 작가 등록을 완료한 성과를 냈다.

 

울산 중구 우정동 골목길 보행안전 스마트횡단보도 리빙랩 회의 모습.
울산 중구 우정동 골목길 보행안전 스마트횡단보도 리빙랩 회의 모습.

 

연구기관 주도형

울산TP, 전국 유일 녹색 스마트 리빙랩 운영기관 선정

 

울산은 울산·미포 및 온산 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정유, 석유화학, 비료, 폐기물 등 미세먼지 및 악취 배출 사업장이 밀집돼 있어 시민들이 미세먼지 및 악취를 심각한 사회재난으로 여기는 상황이다.

 이러한 지역의 미세먼지 및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에 착수했다. 우선 버스정류장의 악취를 지역문제로 설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울산시가 미세먼지와 악취를 동시에 잡는 '마이크로버블-스크러버시스템'을 2021년에서 2022년까지 개발해 도심 곳곳에서 실증사업을 하고 있다. 

 연구기관 주도의 연구개발과제이지만 과제 내에 연구진, 시민, 전문가, 행정이 함께하는 리빙랩을 구성해 솔루션의 개발 단계부터 직접 참여, 다양한 아이디어와 문제의식을 피드백했고 현재 최종 도출 솔루션의 현장적용 실험에 참여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2년 친환경분야 리빙랩 오픈 플랫폼인 녹색 스마트 리빙랩의 운영기관에 울산테크노파크를 선정했다. 전국 10개의 컨소시엄이 지원했으나 울산테크노파크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 중기부 녹색 스마트 리빙랩은 리빙랩 방법론을 활용해 기술개발 사업은 기술개발 참여중소기업이 진행하고 기획, 개발, 실증 전 단계에서 소비자의 요구사항과 편의를 반영해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그동안 많은 국가연구개발사업에서는 실제 최종 사용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개발자나 기업의 요구에 맞는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실제 제품화 이후 최종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거나 현실과 거리가 먼 제품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녹색 스마트 리빙랩은 친환경분야 커뮤니티 활동 공간을 제공하고 생활 실험실로 개발한 제품을 체험하고 소비자 및 전문가 패널 의견공유를 통해 시제품 제작, 테스트 베드, 네트워킹, 아이디에이션, PM활동 공간 등으로 구성된 오프라인 오픈 플랫폼이다. 

 

울산광역시시 발달장애인 지원센터 미술공모전 수상작을 활용한 홍보물품.
울산광역시시 발달장애인 지원센터 미술공모전 수상작을 활용한 홍보물품.

 

성과·과제

중간 지원조직·전문인력 양성·사회적펀드 조성 도움

 

울산의 리빙랩은 주로 지자체와 연구기관이 주도해 중앙부처 사업에 선정돼 리빙랩으로 진행하는 연구기관 주도형과 지자체에서 공모하는 공모사업 내에 민간이 참여해 리빙랩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2019년 이후 5년여에 걸쳐 진행된 울산의 리빙랩 현황을 볼 때 다양한 시민들과 사회단체들이 리빙랩사업에 참여함으로써 경험을 통해 인식의 확산 및 저변확대를 가져온 점은 상당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리빙랩의 기반이 열악했던 울산이 중앙부처의 리빙랩 운영사업을 두 개나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중앙부처 리빙랩 플랫폼들의 운영을 통해 지역에 풍부한 운영 경험과 지식이 내재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지역 리빙랩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첫째, 지자체 공모사업방식의 한계이다. 수개월에서 1년 정도의 기간으로 진행되는 공모사업으로는 지역문제해결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지역문제에 대한 의제를 발굴할 때 단기 의제와 장기 의제를 구분해 단기 의제의 경우 기존의 단기 공모사업방식으로 진행하고 장기 의제인 경우는 시민, 기업, 연구기관 및 행정이 함께 참여해 문제인식, 아이디어 도출, 해결솔루션 도출 및 중앙부처 사업신청서 작성까지의 지역문제해결 사전기획 활동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앙정부의 사업에 선정된다면 예산확보가 가능하다.

 둘째, 리빙랩을 통한 지역문제해결의 지속가능성의 확보이다. 매년 입찰을 통해 선정되는 공모사업 운영주체는 지속성과 일관성의 한계가 있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문화된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울산리빙랩지원센터와 같은 중간지원조직의 설립이 필요하다. 운영방식도 운영기관에 일임하는 방식보다는 울산리빙랩네트워크를 활용해 행정업무와 실제 리빙랩 운영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

 셋째, 지역 내 리빙랩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것이다. 울산의 미래발전은 시민들과 기업, 연구기관, 행정이 함께 힘을 모을 때 가능하다. 시민들 뿐만아니라 기업, 연구기관, 행정에서도 적합한 인원을 선발해 리빙랩운영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의 대학(울산대학교, UNIST 등)을 리빙랩 전문가 양성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넷째, 예산의 문제다. 수많은 지역문제를 발굴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리빙랩을 진행하려면 소규모이지만 예산이 필요하다. 지자체 예산은 한정적이므로 기업이나 시민들이 리빙랩 활성화를 위해 사회적 펀드와 같은 리빙랩 기금을 조성하는 것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리=김수빈기자 usksb@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