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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소비자 물가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요즘 우유에 이어 햄버거와 소주, 맥주까지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직장인, 주부, 소상공인 할 것 없이 불안감으로 밤잠을 설친다. 정부가 나서 식품·외식업체에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고삐 풀린 물가는 보란듯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일 발표한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올랐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3.4%, 9월 3.7%에 이어 더 높아졌다. 이는 무엇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여파에다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수입 물가가 높아지는 탓이다. 게다가 통화정책 때문에 고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리를 올리지 못 하고 있어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실제 지난달부터 원유(原乳) 가격 인상 여파로 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특히 서민들의 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흰 우유 제품 가격은 편의점에서 900㎖ 기준으로 3,000원을 넘었다. 일부 농축산물 가격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닭고기 소매가격은 1㎏에 6,117원으로 작년 동기(5,526원)와 비교해 10.7% 상승했다. 게다가 소주 원료인 주정(에탄올) 값이 올해 10.6% 올랐고 맥주 제조에 들어가는 맥아의 국제 시세 역시 상승했다. 이 때문에 맥주와 소주의 출고가가 잇따라 올랐거나 곧 오를 예정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소주·맥주 출고가 인상은 음식점 판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모임이 많은 연말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원재료와 인건비, 각종 공공요금이 오른 것을 감내해온 소상공인들은 한계에 이르는 상황이라며 대책마련을 호소한다. 서민들도 당장 죽을 맛이다. 15%를 웃도는 자장면과 냉면값 상승으로 이제는 1만원으로 점심 한 끼 때우기도 빠듯한 실정이다. 물가와 금리상승은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의 질을 가늠하는 척도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러한 여론을 직시하고 서민 가계 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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