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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동구청장과 박경옥 동구의회 의장이 2일 동구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중공업 노조 노동복지기금 2억원 출연 결정에 대한 환영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울산 동구 제공
김종훈 동구청장과 박경옥 동구의회 의장이 2일 동구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중공업 노조 노동복지기금 2억원 출연 결정에 대한 환영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울산 동구 제공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의 1호 공약인 '울산 동구 노동복지기금'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노동단체의 첫 기금 출연이 확정되면서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기금 출연에 많은 역할을 해야할 지역 기업체들의 참여가 없어 고민거리로 남아있다.

 동구노동복지기금은 최근 수년간 조선업 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노동자들의 처우개선 등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는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이 후보 시절 민주노총, HD현대중공업 노조 제안을 받아 만든 정책으로, 지자체·기업·노동단체 등이 기금을 출연해 기본적인 노동환경 개선과 노동자의 긴급생활 안정 지원금 융자, 주택자금 대출이자지원, 긴급한 복지지원 등 취약 노동자를 지원하는 것이다.

 동구는 내년도 기금으로 당초 예산에 편성한 16억원이 전부다. HD현대중공업의 원·하청 전체 근로자 2만7,000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한 기금 수준이다.

 하지만 첫 외부 기금출연이 나왔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지난 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울산 동구 노동복지기금' 조성을 위해 2억원 기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취약계층 노동자의 사회 안전망을 촘촘히 설계해 향후 도래할 수 있는 불황기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노조가 기금 출연에 앞장선 만큼, 조선업체들도 기금 출연에 동참해 기업의 공익활동을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출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김종훈 동구청장과 박경옥 동구의회 의장도 2일 동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동구노동복지기금에 2억원 출연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번 결정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의 처우개선에 동참하겠다는 의미 있는 선언이자 지역사회 상생발전이라는 노동조합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책임 있는 실천이라고 생각한다"며 "노동복지기금이 노동자의 삶을 지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하도록 함께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고민거리가 남아있다. 노동복지기금은 조례가 통과된 지 5개월여가 지났지만, 현대중공업 노조 외에 출연 협력 진행 상황이 지지부진해서다.

 동구에 따르면 조례 통과 이후, 지속적으로 지역 기업들에게 외부 기금 출연 협조 요청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노동복지기금을 도움이 필요로 하는 지역 노동자들을 위해서 쓰여야 하지만, 그 기금 규모가 구비 16억을 제외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노동단체의 출연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결국 기업체들이 출연에 동참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고 동구와의 협조도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기금에 대한 사업 운영을 결정하는 '기금운영심의위원회' 내 기업체 측의 기금 담당 책임자 구성도 난항을 겪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기업체뿐만 아니라 중앙정부, 울산시까지 설득해 기금 출연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HD현대중공업 측에서 올해안으로 기금 출연에 동참하기로 해 점차 기업체들이 기금 출연이 많아질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해본다"고 말했다. 

서승원기자 ggundle2000@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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