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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류성 식도염으로 내원한 환자 진료를 보고 있는 김원진 울들병원 진료과장. 울들병원 제공
역류성 식도염으로 내원한 환자 진료를 보고 있는 김원진 울들병원 진료과장. 울들병원 제공

 

오늘날 대다수의 현대인들은 기름진 음식, 맵고 짠 음식, 과식, 야식, 불규칙한 식생활 등으로 인해 다양한 소화기계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역류성 식도염으로 고통을 겪는 환자들이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우리 국민 10명 중 1명이 치료받았다고 할 만큼 흔한 증세에 속한다. 이에 대한 얘기를 울들병원 진료과장인 김원진 내과전문의로 부터 자세히 들어본다.

 

정의

역류성 식도염은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우리가 식사를 하면 음식물이 식도를 지나 위로 이동하고, 위는 위산을 분비하여 모든 음식물을 죽처럼 녹인다. 이처럼 위산은 모든 음식물을 죽처럼 녹이는 매우 강한 산성 액체이지만 위는 위산을 분비하기 전에 위벽을 코팅하는 코팅물질이 먼저 분비되기 때문에 위벽은 손상되지 않는다. 

 그리고 위의 시작부분과 끝부분, 즉 식도와 위 사이 그리고 위와 소장 사이에는 괄약근이 있어 위산이 음식물을 녹이는 동안 식도와 소장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한다. 그런데 식도 쪽 괄약근이 약해지면 위산을 포함하고 있는 위의 내용물이 식도 쪽으로 역류하는데, 식도는 코팅물질을 분비하지 않기 때문에 식도벽이 손상된다. 이것이 바로 역류성 식도염이다.

 

증상

식도가 위산에 의해 손상되면 명치 위쪽 가슴부위가 화끈거리고 따가운 증상이 나타나고 더부룩하고 답답한 증상 등이 나타난다. 그리고 신트림을 하거나 신물이 목을 타고 올라오고 그 때문에 헛기침이 계속 나오기도 한다. 또한 목에 뭔가 끼어 있는 느낌, 인후 쪽으로 불편함 등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고, 심한 경우 쉰 목소리로 변하기도 하고 특히 양치질을 해도 구취가 나타날 수 있다. 

 일부 환자의 경우에는 가슴 안 쪽으로 쥐어 짜는듯한 찌릿한 통증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협심증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협심증은 스트레스나 힘든 신체활동을 할 때 갑작스럽게 통증이 나타나고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5분 정도 후에 통증이 사라진다. 하지만 역류성 식도염은 식사 중이나 식사 후, 누워 있을 때 통증이 나타나며 증상이 30분 이상 지속되기 때문에 두 질환의 특징을 파악하고 있다면 구분은 어렵지 않다.

 

원인

역류성 식도염은 주로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 때문에 나타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비만, 흡연, 음주이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복부 비만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역류성 식도염이 생길 확률이 1.5배 높았는데, 그 이유는 비만으로 복부의 내장지방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위장에 가해지는 압력도 높아지기 때문에 위의 내용물이 쉽게 식도로 역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무리한 근력운동과 꽉 끼는 옷, 허리를 구부리는 동작 등은 배를 압박하기 때문에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삼가할 필요가 있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는지도 중요하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마라탕이나 매운 떡볶이 등에 들어가는 캡사이신은 위산 분비를 촉진시키고 소화관 내벽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자주 먹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 또한 카페인이나 탄산음료, 술 등은 식도 괄약근을 약하게 하는 주범이다. 흡연자와 음주자 역시 비흡연자와 비음주자보다 역류성 식도염이 생길 확률이 1.5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단

역류성 식도염의 진단은 위 내시경으로 확인할 수 있다. 내시경으로 식도와 위가 만나는 부분을 관찰했을 때 점막 손상이 확인된다면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위 내시경검사는 식도염의 정도와 범위, 동반된 합병증이 있는지, 또 식도 점막에 용종이 있다면 내시경검사 중에 직접 제거도 가능하기 때문에 위의 건강상태를 진단하는데 아주 중요한 검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가 증상을 호소해도 위 내시경에서는 이상 소견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24시간 식도 산성도 검사라는 것을 시행하여 역류성 식도염의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치료

역류성 식도염의 치료는 대부분 위산 분비 억제제와 같은 약물치료로 호전된다. 역류성 식도염은 치명적인 질병은 아니지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자주 재발되어 심각한 상태로 진행될 수 있다. 

 식도가 반복적으로 위산에 의해 손상을 받으면 식도 궤양이 생기거나 계속된 염증으로 인해 식도가 딱딱해지고 좁아지는 식도 협착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을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수술이 필요한 큰 질환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예방

김원진 울들병원 진료과장·내과 전문의
김원진 울들병원 진료과장·내과 전문의

역류성 식도염은 완치가 없고 재발이 쉬운 질환이므로 적절한 약물치료와 함께 식습관 및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우선 비만이라면 적절한 수준으로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 무리한 근력 운동보다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이 도움된다. 기름진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멀리하고 과식하지 않도록 한다. 

 밥을 빨리 먹는 습관도 위장에 공기가 차 위의 위산과 음식물이 식도 쪽으로 밀려 올라갈 수 있다. 식사를 할 때는 최대한 천천히 먹고 스스로 식사량을 조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식후에는 바로 눕지 말고 최소 3시간 정도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시간을 지켜야 한다. 야식을 피해야 하는 이유다. 밤새 위에 남아있는 음식물은 누워있는 자세에 역류하기 가장 쉽기 때문이다. 김원진 울들병원 진료과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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