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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철 울산교육청 교육기자단
이영철 울산교육청 교육기자단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 과학책 속에서 배울 때 동물은 뇌를 가지고 있어 식물과 다른 점이라고 배웠다. 움직임이 있을 때 뇌는 존재하고 발달한다는 의미로 들렸다. 인간의 뇌도 마찬가지다. 50세가 넘으면 뇌 안의 해마 부피가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걷기를 부지런히 하는 사람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부피가 줄어들지 않아 기억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공부를 잘하려면 운동을 해서 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는 의사, 과학자도 많다. 뇌과학이 발달하기 전에는 몸을 쓰면 근육만 좋아지는 줄 알았다. 이제는 바뀌었다. 몸을 쓰면 뇌도 함께 좋아진다. 

예전에는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몸을 쓰지 않으면 머리가 고생한다고 말해야 한다. 몸을 쓰지 않으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몸을 쓰지 않으면 암기력이 떨어지고, 몸을 쓰지 않으면 우울증과 치매에 걸리기 쉽다.

OECD 가입국 중 우리나라 학생이 가장 안 움직인다고 한다. 방과후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 야구, 배구나 고무줄놀이하는 아이가 없고, 골목에서 친구들과 구슬치기 딱지치기하는 문화가 사라진 때문이다. 

요즘 우리나라 여고에서는 수족냉증을 걱정하고 있는 반면 유럽이나 미국의 명문 고등학교에서는 운동을 많이 한다. 고등학교에서 주당 체육수업을 4시간씩 하는 나라도 있다. 수업 전에 운동을 했더니 오히려 학생들의 학업성적이 올라가고 스트레스가 훨씬 줄었다는 연구 결과는 너무나 많다. 

요즘 학생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종일 가까이 두고 생활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자연지능도 함께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를 검색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자연을 통해 사색하는 힘도 필요하다. 

교과 시간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을 통해 지혜를 체득하는 것도 필요하다. 개인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생의 완성을 위해 행복하게 사는 연습도 필요하다고 본다. 움직이지 않으면 뇌 감각이 활성화되지 않고, 창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결국은 우울증으로 갈 확률이 높다는 일간지 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제부터라도 아이들을 밖에서 많이 움직이도록 하자. 겨울 햇볕도 만나고, 공기도 마시면서 걸어보자. 걷기는 모든 의사가 권장하는 장수건강 비법이다.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은 약보다는 음식으로, 음식보다는 걷기로 병을 치료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히포크라테스는 최고의 약은 걷는 것이라 했고, 니체는 걸을 때 위대한 생각이 나온다고 했다. 키에르케고르는 무거운 생각도 걸으면 해결된다고 했고, 루소는 생각에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으려면 걸으라고 했다. 

이왕이면 실내에서보다는 바깥에서 걷는 것이 좋다. 갑자기 시작하기에 부담이 있다면 시작은 작심삼일처럼 넓은 학교 운동장 선생님과 함께 점심시간 매일 5분씩만 걸어도 일주일이면 25분을 걷는다. 누구나 처음 시작이 서툴고 어렵고 힘들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는 학창 시절 옛 추억을 만든다고 용기 내 시작한다면 가능할 것이다. 

한 언론매체 기사를 보니 높이 2.6m 교실 천장보다 3m 정도의 교실 천장에서 공부한 학생들의 창의력이 훨씬 더 높게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천장은 하늘이다. 돈 안 들이고 아이들의 창의력을 높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하늘이 천장인 곳 학교 운동장에서의 놀이이다.

학교 운동장에서 맞이하는 겨울 햇볕은 더 감사하고, 겨울바람은 더 고맙게 다가온다. 2023년도 한 달 남겨 두고 있는 이 시간 학교 운동장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걸으면서 서로서로 소통, 공감하는 창의력을 높여보자. 이영철 울산교육청 교육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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