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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기공식.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기공식.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
SK지오센트릭 울산 ARC(세계 최초 첨단 재활용 클러스터) 기공식.
SK지오센트릭 울산 ARC(세계 최초 첨단 재활용 클러스터) 기공식.
고려아연-켐코 올인원 니켈제련소 기공식.
고려아연-켐코 올인원 니켈제련소 기공식.

 

'기업 투자 활발, 가계 경제는 위축'. 올 한 해 울산 경제를 요약하는 키워드다. 

 울산 산업계는 올해 내내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고금리로 인한 소비 부진 등 복합 위기에 짓눌렸다.

 특히 미국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 등 글로벌 자국주의가 심화하며 자칫 불똥이 튈까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다.

 울산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저조했지만, 자동차와 석유화학, 조선 등 울산지역 주력산업계는 호황을 맞거나 패러다임 대전환 시대에 과감한 체질개선 움직임으로 분주한 해였다. 

 특히 울산 주요기업들은 이차전지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투자를 하지만, 가계 살림살이와 서민경제는 코로나 시기 미친 듯이 풀려나갔던 유동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이 돼 돌아왔다. 물가 고공행진으로 장바구니는 쪼그라 들었고 고금리에 따른 가계빚 확대로 살림살이가 위축됐으며 부동산 경기 마저 얼어붙으면서 자산가치마저 떨어졌다. 

 고용시장에서는 노년층 중심으로 취업이 이뤄질 뿐 청년층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았다. 

 울산 경제계의 흐름이 기업 투자는 활발한 반면, 지속적인 물가상승과 불안정한 부동산 가격에 대한 부담은 서민들의 몫이 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에쓰오일-샤힌프로젝트 9조원 투자 석유화학 비중↑

울산산업계의 투자 측면에서는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차전지 원자재에 투자하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16조6,398억원의 대규모 기업 투자를 이끌어냈는데,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9조원, 현대자동차 전기차 울산공장 신설 2조원, SK지오센트릭이 '첨단 재활용 클러스터(ARC) 조성 1조 8,000억원 및 고려아연 이차전지 소재 생산공장 신·증설 등과 LS MnM으로부터 수천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에틸렌·나프타 등 석유화학제품 생산 공장을 짓는 대형 사업이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 생산 비중이 높았던 에쓰오일은 이 프로젝트를 거쳐 사업구조를 플라스틱 원료 등 석유화학 부문 비중을 12%에서 25%까지 끌어올리려 한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에쓰오일 모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는 2018년 4조8,000원을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 9조2,580억원 추가 투입을 결정했다.

현대차-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에 2조원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에도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략에는 흔들림이 없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완급 조절로 눈치싸움에 들어갔지만, 현대차그룹은 오히려 정공법을 놓치 않은 채 공격적인 투자로 속도를 올리는 모양새다.

 약 2조원을 신규 투자한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은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지난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다. HMGICS는 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ICT)·로보틱스 등 첨단기술을 융합한 인간 중심의 제조 시스템을 바탕으로 시장 변화와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차종 소량 생산 시스템을 갖춘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 360만대(현대차 200만대·기아 16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전기차 생산 비중은 올해 8%에서 2026년 18%, 2030년 34%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향후 10년간 전동화 전환에만 연평균 3조원 이상의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첨단 재활용 클러스터 조성 1조8천억

이와 함께 SK지오센트릭이 '첨단 재활용 클러스터(ARC)' 기공식을 지난달 가졌다.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3대 첨단기술(열분해·해중합·초임계 용매 추출)을 한곳에 집적화해 활용하게 될 ARC는 축구장 22개 크기(21만5,000㎡)의 부지에 총 사업비 1조8,000억원이 투입 오는 2025년 말 준공 예정이다.

 특히 울산ARC의 상업 생산이 본격화되는 2026년부터는 매년 폐플라스틱 32만 톤이 재활용된다. 국내에서 한 해동안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플라스틱(350만 톤)의 약 10%에 해당하는 분량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고려아연-켐코 올인원 니켈제련소 신설  5,063억 원

지난달 기공식을 가진 '고려아연-켐코 올인원 니켈제련소'는 고려아연의 자회사인 켐코가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5만6,760㎡ 부지에 5,063억원을 투자해 신설하는 연간 4만2,600t 생산규모의 고순도 니켈 생산공장이다.

 준공은 오는 2025년 하반기로 예상되고 있다. 공장이 완공되면 켐코는 기존 생산능력 2만 2300t을 합쳐 연간 약 6만4,900t의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다.

 이와 함께 LS MnM은 온산사업장에 6,700억원 규모의 이차전지용 고순도 금속화합물 제조 설비 신설 투자를 결정했다.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2만9,000평 규모 부지에 이차전지소재 공장을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새로 지어지는 공장은 전구체의 핵심소재인 황산니켈을 비롯해 황산코발트, 황산망간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황산니켈 연간 생산능력은 약 2만2,000톤(t)이다. 블랙매스에 함유된 리튬도 별도 공정에서 회수해, 양극재 주요 소재인 수산화리튬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Ls MnM은 내년 상반기 착공, 2026년 초에는 공장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LS MnM-이차전지 소재 공장 신설 6,700억원 

울산에 기업 투자는 줄지었지만, 서민 경제와 가계 살림살이는 '고단한 삶'을 각종 지표가 생생히 보여줬다. 

 무엇보다 울산지역의 외식물가와 공공요금이 고공 행진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인 참가격에서 지난달 울산 외식품목 8개 평균 가격은 1년전에 비해 최대 12.36%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약 4배 높았다. 

 공공요금 인상이 급격했다. 가정용 상수도 요금이 14.04%올랐고 시내버스와 택시비도 20% 가량 올랐다.

 울산지역 주택담보대출 규모도 12조원을 넘겼다. 주담대에 짓눌린 가계 빚이 크게 늘자 가계 이자 부담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인됐다. 

 고용시장도 양질의 일자리가 아닌 취업만 늘었고, 고령층의 취업이 증가하는 등 청년층의 입지는 더욱 위축됐다.

 무엇보다 청년층 취업자는 뒷걸음질이지만 노령층이 이끌면서 착시 효과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급격한 고령화와 함께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령층 편입 등의 요인으로  60대 취업자 수는 늘어나고 20대 취업자 수는 갈수록 줄어든 결과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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