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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최강 동장군이 울산을 강타하고 있다. 오늘은 영하 9도까지 곤두박질치면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겨울 한파로 곳곳에서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돼 시민들이 곤욕을 치르는가 하면 보험사들도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하는 가입자들의 전화가 폭주해 몸살을 앓고 있다.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다가 갑작스런 한파로 인해 시민들의 적응력도 한계를 보이는 듯 감기환자도 속출하고 있어 걱정이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의 고민은 지구 온난화에 모아진다. 그동안 온난화 대응을 위해 설정한 기온 제한선이 예상보다 빨리 무너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충격을 더한다. 안 그래도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때라 지구 평균기온이 7년 내로 목표치인 '1.5도' 상승 폭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은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 

 

올 초가을 기온 역대 1위…겨울철 기온 변동·폭설 등 이상기후 주의

 

 이달 초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 온도가 상승해 2030년 이내에 1.5도 목표를 초과할 가능성이 50%인 것으로 분석됐다. 1.5도는 과학자들이 앞으로 기후 변화로 인한 재앙을 피할 수 있는 일종의 '마지노선'이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떻게든 1.5도 이하로 유지할 기회가 있다면 지금 당장 행동에 옮겨야 한다는 일종의 강한 경고의 메시지로 읽힌다. 문제는 이산화탄소 배출에 있다.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파리기후협정 당시보다 6% 많아진 것은 우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올해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09억톤(t)으로 추산됐다. 이 중 화석 연료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사상 최대치인 368억t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중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중국은 지난해보다 배출량이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산업 활동이 다시 늘어나면서 석탄·석유 등 사용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가을(9~11월) 전국 평균기온이 15.1도로 평년기온(14.1±0.3도)보다 1.0도 높았다. 이는 1975년(15.4도)과 2019년(15.2도)에 이어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상위 3위에 해당한다. 그중에서도 9월 전국 평균기온은 역대 1위인 22.6도에 달했다. 평년기온보다 2.1도나 높은 것으로 평년 여름철(6~8월) 평균기온(23.7도)과 비교해 약 1도밖에 낮지 않았다. 10월도 전국 평균기온이 14.7도로 평년기온(14.3도)보다 높았다. 11월은 기온이 급변한 달이었다. 특히 11월 일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날(5일·18.6도)과 제일 낮은 날(30일 영하 1.2도) 기온 차는 19.8도로 1973년 이후 11월 기준 가장 컸다. 11월 일평균기온 표준편차는 5.9도로 1979년(6.1도) 이후 2위였다. 기온이 급변했음을 나타내고 있다.

 

재앙 오기 전 재생 가능한 대체 에너지원 개발 투자 아끼지 않아야

 

 올가을 내륙만 뜨거웠던 건 아니었다. 해수면 온도는 더 뜨겁게 달아올라 21.6도를 기록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10년 평균보다 0.8도 높았으며 최근 10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이처럼 올 초가을 기온이 역대 1위를 기록하고 늦가을에는 기온 변동이 매우 커 기후 변화를 실감한 만큼 겨울철을 맞아 기온 변동, 폭설 등의 이상기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더욱 암울한 것은 지금까지 관측한 기록에서 지구가 가장 더웠던 해는 2016년이었지만 이 기록도 5년 이내에 깨질 확률이 98%라고 한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의 마지노선인 1.5도를 넘는 첫해는 분명히 기후 역사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경고를 귀담아들어야 할 때다. 기후재난 예방은 우리가 지구에서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행동에 불과하다. 최근 자주 일어나는 변화무쌍한 자연재해는 그저 경고일 뿐이다.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줄이려는 실천과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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