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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로 보는 2023년 하반기 동남권 경제. 한국은행 자료제공
지표로 보는 2023년 하반기 동남권 경제. 한국은행 자료제공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동력인 울산을 포함한 동남권의 지난해 하반기 실물경제는 최악의 상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생산과 소비가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고, 고금리·고물가 속 부동산 경기도 침체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0% 박스권에 갇힌 모양새였다. 다만 고전하던 수출이 지난해 8월부터 점차 회복되면서 악화일로에 있던 동남권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2023년도 12월 지역경제보고서에 실린 '지표로 보는 지역경제'에서 동남권의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간의 주요 경제지표를 분석한 결과다.

생산과 소비로 이어지는 실물경제의 양축인 동남권의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7월 -3.7%에서 8월 0.0%로 보합세에 접근했다가 9월과 10월 다시 각각 -1.5%와 -4.4%로 급락했다.

생활경제지표인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월 2.0%, 8월 0.7%로 회복 조짐을 보인 뒤 9월 -0.4%에 이어 10월 -2.8% 다시 악화했다.

무엇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동남권의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는 7월 2.4% 상승에 이어 8월 3.4%, 9월 3.8%, 10월 3.9%, 11일 3.4%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제조업 설비투자실행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월 94에서 8월 93, 9월 94, 10월 92, 11월 93으로 하반기 줄곧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또 기업자금사정BSI도 여의치 않아 조사 지수는 기준치(100)를 20포인트 이상 하회하며 부진했으며, 실제 조사치는 7월과 8월 각각 77에 이어 9월 76, 10월 74, 11월 72로 갈수록 떨어지는 그래프를 그렸다.

이와 함께 부동산시장 침체로 건설업 업황(BSI)은 더 저조한 조사 결과를 이어갔다. 실제도 7월 60에서 시작해 8월 63, 9월 67, 10월 60에 이어 11월에는 57까지 밀리는 부진한 모습이었다.

고물가와 고금리 등의 여파로 주택시장도 침체를 면치 못했다. 주택매매가격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7월과 8월 2개월 연속 -0.1% 하락한 뒤 9월과 10월 0.0%의 보합세를 보인 뒤 11월 다시 -0.1%로 떨어졌다. 덩달아 주택전세가격은 7월 -0.2%, 8월 -0.1%, 9월 -0.1% 각각 하락한 뒤 10월과 11월에는 0.0%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하반기는 이처럼 지표마다 저조한 수치를 보인 반면, 수출이 그나마 약진하며 어려운 지역경제의 숨통을 트는 역할을 했다. 물론 지난해 7월까지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7%를 기록하며 약세 상황이었으나 8월 3.3%로 상승 반전한 뒤 8월 6.9%, 10월 17.9%, 11월 4.2% 각각 상승하며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데 한몫을 했다.

또 특이한 것은 경제지표 대부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와중임에도 고용률은 전년에 비해 다소 호전됐다는 점이다. 7월 고용률은 전년 동월 50% 후반대에서 60.4%로 상승한 뒤 8월 60.0%, 9월 60.3%, 10월 60.4%, 11월 60.0%로 줄곧 60%대의 흐름을 보였다.

동남권의 지난해 하반기 경제지표 중 수도권과 비교해 두드러진 것은 제조업 생산과 소비인데, 동남권의 제조업 생산은 하반기로 갈수록 감소 폭이 커진 데 비해 수도권은 오히려 반대의 모습이었다. 또 소비는 두 곳 모두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으나 수치상 수도권보다는 동남권이 더 부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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