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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고용 시장이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다소 위안이 된다. 전국 취업자 수가 3개월 만에 30만명대 증가세를 회복했고 이중 제조업 취업자는 두 달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탓이다. 돌봄 수요 증가와 함께 전문과학·건설업 등에서 취업자가 늘면서 취업자 증가세가 지속됐다는 분석이고 보면 다행스런 생각도 든다. 게다가 연말 연초 채용시장이 활발해지고 공공기관 공채가 1월에 있었던 영향도 크다고 보여진다. 문제는 60대 이상이 일자리 증가세를 주도하고 청년층 고용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60세 이상을 빼면 취업자가 증가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줄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결코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다. 

 지난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774만3,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8만명 증가했다. 1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작년 3월(46만9,000명)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다. 눈여겨 볼 부분은 60세 이상에서 35만명 늘어 취업자 수 증가세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고령층 가운데 60대가 19만2,000명 증가했고 70세 이상은 15만8,000명 늘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8만5,000명 줄었다. 2022년 11월(-5,000명)부터 15개월 연속 감소세다. 40대도 4만2,000명 줄어 19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1월 울산 취업자 1년만에 최저치…고령층 일자리 쏠림현상 지속
 우리 사회가 저출생·고령화로 전체 인구가 감소하고 은퇴 연령이 늦춰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고령층이 고용 시장을 견인하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점이 있음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신규 일자리의 90%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자들에게 쏠리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과 우리 경제의 중추가 돼야 할 40대의 일자리가 산업 현장에서 설자리를 잃고 있다는 현상은 우려를 키운다. 

 울산이 딱 그 짝이다. 18일 발표한 동남지방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울산의 취업자 수는 56만명으로 지난해 1월 55만6,000명 이후 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건설업과 도소매·음식숙박업을 제외한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과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전기·운수·통신·금융업 등에서 취업자가 크게 줄어든 게 원인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 마지막 4분기 기준 연령대별 취업자가 청년층의 경우 16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4,000명(-7.7%)이 줄어든 데 비해 장년층은 29만3,000명에서 29만5,000명으로, 고령층은 12만8,000명에서 13만9,000명으로 각각 늘어나 대조를 보인 데 있다. 

미래 성장 책임질 청년들 고용시장 소외 더이상 방치해선 안돼
 직업별 취업자를 보더라도 아쉬움이 크다. 전년 동월 대비 관리자·전문가는 1만3,000명(-11.6%) 줄었으나 서비스·판매종사자는 1만명(10.0%), 기능·기계조작·조립·단순종사자는 6,000명(2.4%) 각각 늘었다. 또한 1월 중 임금근로자는 46만2,000명이고 비임금근로자는 9만8,000명으로 파악됐다. 비임금근로자는 전년 동월 대비 1만2,000명(13.8%) 늘었는데 이 중 자영업자는 9,000명(11.7%) 증가했다. 임금근로자는 전년 동월 대비 1만2,000명(-2.5%) 줄었고, 이 중 상용근로자는 1만1,000명(-3.0%), 임시근로자는 3,000명(-3.1%) 각각 줄었다. 한마디로 양질의 일자리 대신 단순 제조업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래 성장을 책임질 청년들이 고용 시장에서 소외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청년이 일할 곳을 찾지 못하면 경제가 활기를 잃고 성장 동력이 멈추게 되기 때문이다. 국가 경쟁력도 갈수록 추락할 수밖에 없다. 청년들의 근로 의욕을 북돋울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젊은 인적 자본에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규제 혁파와 노동 개혁, 금융·세제 등 전방위 지원이 요구된다. 아울러 구인난에 허덕이는 중소·영세 기업들과 구직자들의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방안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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