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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청 전경.  울주군 제공
울산 울주군청 전경.  울주군 제공

 

울산 울주군이 옥외스피커를 통한 마을방송 청취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지난 2022년 '스마트 마을방송'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낮은 이용률을 보이는 등 군민에게 외면받고 있다.

 이는 주민 개개인이 직접 가입 절차를 거쳐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인데, 일부 마을 주민들은 해당 방송 시스템이 구축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방송을 송출하는 이장들 가운데도 미가입자 더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구색만 갖춘 사업이라는 지적도 나오는데 해당 방송 시스템 활성화를 위한 홍보, 관련 교육 강화 등 대책이 요구된다.

 날이 갈수록 지역 내에 전원주택과 방음시설을 갖춘 건축물이 늘며 울주군민들이 옥외스피커를 통한 마을방송 청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함께 국도변이나 KTX 선로 인근 거주민들도 주변 소음으로 방송 청취에 어려움을 겪으며 관련 민원 또한 해마다 느는 실정이다.

 27일 울주군에 따르면 실제로 옥외스피커 청취 애로에 따른 민원이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 52개 마을에서 제기됐다.

 이에 울주군은 지난 2022년 8월 휴대전화 및 유선전화를 이용해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마을방송을 들을 수 있는 '스마트 마을방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군은 스마트 마을방송 도입이 아파트 등 공공주택을 제외한 5만6,000가구의 난청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함께 마을방송 관련 예산 절감 면에서도 큰 기대를 모았다.

 해당 시스템 도입 예산은 1억3,200여만원으로 통신비, 회선비를 포함한 유지·보수비가 연 3,000만원가량이다.

 군은 시스템이 정착되면 가정용 마을방송 수신기 설치 비용 약 168억원(5만6,000가구 기준)과 기기 유지비용 등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스템이 도입된 당해 연도에는 원활한 주민 소통과 마을 방송용 수신기 설치 예산 절감에 기여했다며 울주군정 7건의 우수시책 가운데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시스템 도입 이후 1년이 훌쩍 넘은 현재 가입자 수는 5,000여명 수준으로 군의 기대치인 5만6,000가구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다.

 이렇다 보니 '옥외스피커에서 마을방송이 잘 안 들린다'는 민원 또한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일부 마을 이장들은 스마트 마을방송에 관한 취재진의 물음에 '행정복지센터에서 휴대전화로 마을 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는데 이용법이 낯설어 잘 쓰지 않는다' '마을 주민들도 나도 따로 가입하지 않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디지털 기기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들은 가입 절차와 이용법 등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을 어려워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해당 시스템 도입 이전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범서읍 사일 마을 이장 A씨는 "시범사업에 참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잘 써오고 있으며 마을 주민들도 만족하고 있다"며 "다른 마을에서는 쓰는 방법도 잘 모르고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마을 방송을 하려고 하니 불편을 겪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이지만 이용자 수를 늘리기 위한 군의 활동은 이장협의회 측에 시스템 가입을 독려하는 것에만 그치고 있다. 군에서는 스마트 마을방송 가입자가 적은 이유로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스마트 마을방송 시스템에 주민들을 일방적으로 가입시킬 수 없는 점을 꼽았다.

 이상우 울주군의원은 "좋은 시스템을 도입한다 해도 나이 많은 노인분들의 경우 기기를 이용한 접근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며 "또 누군가 직접 알려주지 않으면 이러한 시스템이 이용되고 있는지도 알기 어려운데 군청 홈페이지 등 인터넷을 통해 관련 사항을 알린다고 해서 군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울주군이 넓고 주민 연령층도 다양하기 때문에 스마트 마을방송과 같은 시스템 도입과 행정을 추진하는 데 있어 마을마다 특성을 잘 반영해 시행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이 대해 울주군 관계자는 "지역행사 등을 통한 홍보활동과 가입 독려, 관련 교육 강화를 통해 스마트 마을방송 가입자를 꾸준히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민창연기자 changy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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