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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정기선 부회장이 27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방문한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에게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소개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 정기선 부회장이 27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방문한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에게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소개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방위사업청이 27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과 관련한 HD현대중공업 입찰참가 제한 문제를 논의했다. 결론은 HD현대중공업이 사업 입찰 참가제한 제재를 받지않도록 결정했다.

 방위사업청 이날 저녁 늦게까지 개최된 계약심의회에서 HD현대중공업 부정당업체 제재 심의는 '행정지도'로 의결했다. 이로써 HD현대중공업은 최대 5년간 방사청의 사업에 입찰할 수 없는 '부정당업체' 지정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같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김두겸 울산시장과 이채익(남구갑)·권명호(동구) 의원 등 울산 정치권, 울산상공회의소, 동구지역 주민들 등의 숨은 노력이 컸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김 시장은 정부측을 상대로, 지역 국회의원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등 HD현대중공업의 입찰참가 제재의 부당성을 강하게 압박했다.

 먼저 김 시장은 지난 2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과함께 민생토론 열세번째 다시 대한민국! 울산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이라는 주재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참석했다.

 당시 기상 악화 등으로 윤 대통령이 조금 일찍 민생토론회장에 도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히 윤 대통령과 김 시장은 T-타임을 갖게 됐고, 울산을 주제로 각종 현안에 대한 대화가 오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김 시장은 HD현대중공업 입찰참가 제한에 대한 설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 행사가 끝난 뒤 윤 대통령과 김 시장이 함께 남구 신정시장상가로 이동하는 짧은 시간 동안에도 "HD현대중공업 제재와 관련해 지금도 1.8점 감점을 받고 있어 여기에다 추가적인 제재조치가 가해지면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고 호소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시장은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6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참석해 정부측에 "방사청의 HD현대중공업에 내린 입찰 참가 불이익조치에 대해 사면해야 한다"며 건의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김 시장은 이날 계약심의회에서 HD현대중공업에 제재가 내려질 경우에 대비해 대통령에게 경제활성화를 위해 8·15광복절 특별사면을 요구하는 복안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울산 정치권에서도 한몫했다. 국민의힘 이채익 울산시당 위원장과 HD현대중공업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권명호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HD현대중공업은 이미 1.8점의 감점을 받고 있다"며 HD현대중공업 함정 사업 입찰 참여 기회 제공을 촉구했다.

 두 의원은 28일 방사청 계약심의위원회 결과에 대한 보도자료를 통해 "울산 동구 지역 경제를 살리고 K-방산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방위사업청이 큰 결단을 내렸다"며 환영했다.

 이 의원은 "해양안보를 위한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의 세계적 기술력과 건조 능력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번 결정에 HD현대중공업은 굳건한 해양안보를 위한 책임과 역할에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구가 동구인 권명호 의원은 "HD현대중공업 특수사업부의 존폐여부에 동구 주민들, 근로자, 관련 업계에서 우려와 걱정이 매우 커 여러 방법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방사청의 큰 결단에 감사와 환영의 뜻을 전한다"면서 "정치권과 김두겸 시장, 울산상공회의소, 동구 주민들의 특수선사업부의 책임과 역할이 지속돼야 한다는 간절함이 닿은 것 같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HD현대중공업이 8조원 규모의 구축함사업 수주에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며 "K-방산 수출을 위한 걸림돌이 걷어진 만큼, 해외수주도 확대돼 국가는 물론 우리 동구 지역 경제활성화에 더 큰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응삼기자 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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