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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내후성 차열도료 적용 함정 개념도. HD현대중공업 제공<br>
고내후성 차열도료 적용 함정 개념도. HD현대중공업 제공

수상함의 명가 HD현대중공업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겨냥해 국내 기술로 함정 외부의 열 발산을 차단하는 '차열도료' 개발에 성공했다.

 이 차열도료가 국내 함정 중 최초로 KDDX에 적용되면, 스텔스 성능을 높여 함정의 생존성을 강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은 KCC와 함께 함정용 고내후성(高耐候性) 차열도료(遮熱塗料)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함정의 가열된 선체가 발산하는 적외선(IR)을 줄여 스텔스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내후성 차열도료를 함정 외부의 표준 도료로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특수도료는 그동안 각국의 기술보호 대상 방산물자로 지정돼 국내 함정에는 적용되지 못했으나 이번 HD현대중공업 등의 국산화 개발 성공으로 우리 함정에도 적용이 가능해졌다.

 고내후성 차열도료는 선체 온도를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인 근적외선 영역의 빛에 대한 반사율이 높아 함정 표면의 온도 상승을 막는 효과가 있다.

 함정의 표면 온도가 낮으면 외부로 발산되는 적외선 신호가 감소해 적의 군함 등으로부터 탐지될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스텔스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또한 함정 내부의 온도를 낮춰 냉방장치 가동 등을 위한 함 내 에너지 사용도 줄일 수 있다.

 특히, HD현대중공업 등이 개발한 제품은 외산 제품 대비 높은 적외선 반사율로 차열 성능이 30% 이상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국산 함정의 생존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차열도료는 폴리실록산(Polysiloxane) 수지를 적용해 햇빛, 온도, 습도 등 각종 기후에 견디는 성질인 내후성(耐候性)이 높아 오염에 강하고 기존 에폭시 도료에 비해 색상 및 광택이 2배 이상 오래 유지되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유지보수를 위한 도장(塗裝) 횟수를 줄일 수 있다.

 고내후성 차열도료는 지난해 말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완료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에 국내 함정 중 최초로 전면 적용될 예정이다. 

 한편, 오는 2030년까지 총 사업비 7조8,000억원을 투입해 경하배수량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KDDX는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이 사업은 첫 개념설계에서부터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되는데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으며, 올해 하반기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를 수행할 기업을 선정하는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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