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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핵실험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다음달 1일 개막하는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남북이 손을 맞잡고 함께 입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지 관심이다.
 20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문제덕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0일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 앞으로 전통문을 보내 아시안게임 공동입장과 2008 베이징올림픽 단일팀 구성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체육회담을 제안했지만 남측은 열흘이 지난 현재까지 답을 하지 않고 있다.
 과거 같으면 당연히 반겼을 제안이지만 북한 핵실험이라는 변수를 맞아 망설이고 있는 것.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남북은 각종 국제규모의 종합대회에서 한 차례도 거르지않고 7차례나 공동입장했다. 가깝게는 지난 2월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도 공동입장은 이뤄졌다.
 어느새 관례처럼 굳어진 남북 공동입장이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국내외에서 대북 강경 기류가 확연해지면서 남북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웃는 얼굴로 입장하는 장면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정부는 막판 고심중이다.
 하지만 여러 여건을 감안했을 때 공동입장은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로선 지배적이다.
 우선 북한의 이번 제안이 비정치적 분야에서 이뤄진 것이란 점에서 이 제안을 거부할 경우 불필요한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공동입장에 대한 대한올림픽위원회 측의 의지도 강하다.
 대한체육회 박성수 국제협력부장은 "공동입장은 어느새 관례처럼 굳어진 것인데 이번에 성사되지 않는다면 남북 체육교류에 상당한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 "통일부가 관계부처의 의견을 듣고 있는데 그리 비관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남북 민간교류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이재정(李在禎)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성향을 감안하면 성사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이 후보자는 지난 17일 인사청문회에서는 공동입장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현직 장관이 계시니 의견을 피력하는게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게 당국자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정부 소식통은 "통일부 장관으로 취임해 처음 결정하는 사안일 텐데 남북 간 긴장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지겠느냐"고 반문,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 후보자가 이르면 22일 취임하고 선수단기 등 공동입장에 필요한 준비를 마치려면 늦어도 23일까지는 방침이 정해져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동입장에 대한 최종 결정은 22∼23일께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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