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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이타심 없이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사고가 팽배되었기 때문이다. 치열한 구도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우리나라 선사(禪師)들의 삶을 소개한 '은둔'과 '잣나무는 언제 부처가 되나'와 같은 책 한 권쯤은 읽어보고 부처님을 말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들 책에서 소개되는 선사들은 생사를 넘나드는 수행을 통해 그대로 전설이나 신화가 된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깨달음에만 그치지 않았다. 실천궁행이 없고서는 세인의 귀감이 될 수 없고, 인구에 회자될 수도 없었다. 세속에 파고들어 중생과 한 몸이 되는 동체대비(同體大悲)를 실천함으로써 삶을 완성하고자 했다. 이것이 부처님 가르침을 받은 선사의 몸가짐이자 행동윤리였다. 이 책에서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 선사들의 일화는 끝이 없다. 우리나라 근대 선불교의 중흥조로 불리는 경허선사의 경우 말년에 승복을 벗고 머리를 기른 채 함경도에서 서당 훈장을 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깨달음을 얻은 뒤에도 절에서 불목을 하며 나뭇꾼 노릇을 했던 수월스님 이야기 등에 빠져들다 보면 스스로가 초라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화두는 오직 자비와 나눔에 있었다. 절에서 밥을 주는 것을 일러 '대중공양'이라고 한다. 오늘, 절밥을 한 그릇 하면서 대중공양의 참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깊이 생각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대중이 배부르고 불편함이 없는 것이 곧 부처님의 자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