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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세기 무렵의 신라왕실 제의(祭儀) 관련 추정 시설이 발견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송의정)는 경주 황남동 123-3번지 일대(계림과 첨성대 사이 구간)를 발굴조사한 결과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추정되는 신라시대 건축물 시설을 찾았다고 22일 밝혔다.

 

 이 일대는 이미 1988-1989년에 조사가 실시돼 중앙 건물터를 기준으로 좌우  대칭으로 10여 칸에 이르는 긴 건물터가 확인된 곳이다. 이번 조사는 그동안 사유지로 남아있어 조사가 불가능하던 건물터 남단 부분을 경주시가 매입한 다음,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 해당 지역 발굴을 의뢰함으로써 이뤄지게 됐다.
 올해 조사 결과 예전에 발견된 건물지들이 더욱 큰 범위에 걸쳐 서로 연결되어 있음이 확인됐다. 나아가 정면 2칸, 측면 2칸의 중층 누각(重層樓閣)으로 추정되는 적심 건물 2채가 마주 보며 들어서 있었음을 새로이 파악했다.
 긴 건물지 사이에는 영벽(靈壁), 또는 중국의 조벽(照壁)과 유사한  '석열유구'가 발견됐다. 깬돌을 이용해 열을 지어 축조한 이 석렬 남쪽을 따라서는 뚜껑  항아리(원저단경호. 圓低短頸壺) 5점이 일정한 간격을 이루며 매납돼 있었다.
 조사단은 이들 항아리를 땅의 동티를 막기 위한 주술의식과 관련한 지진구(地鎭具)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17년전 발견된 장대형(長大形) 건물을 신라의 관청(官廳)으로 추정한 바 있으나 이번 발굴조사에서 신라왕실의 제의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추가하게 되었다고 평가하고, 이 건물지의 정확한 성격과 용도에 대해서는 7세기 후반-8세기 초의 중국, 일본, 발해 등지의 도성 비교연구와 더불어 앞으로 많은 논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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