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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8~20일 현대예술관의 '맨 오브 라만차'

 언제부턴가 뮤지컬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뮤지컬이 국내 무대에 오르고 많은 시민들이 공연장을 찾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울산이라고 비켜갈리 없다. 9월에만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넌센스 크래커'가 울산관객들에게 선보였으며 오는 10월에도 대규모 뮤지컬이 울산을 찾는다.
바로 돈키호테 각색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와 한국형 뮤지컬 '명성황후', 박해미의 로맨틱뮤지컬 'I DO I DO(아이두 아이두)'.

 

 ■ 한국형 뮤지컬 '명성황후'

 "장려한 의미를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전달해 준 한국의 에비타"(LA 타임즈), "시종일관 관객을 전율케하는 탁월한 작품!"(뉴욕 타임즈), "화려함과 아름다움이 가득한 감동의 뮤지컬"(뉴욕 포스트)….
 한국 최초로 뉴욕, 런던 등 뮤지컬 본고장에 진출한 '명성황후'에 대한 극찬은 끝이없다.
 1995년 예술의전당 초연 이후,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뮤지컬 '명성황후'가 울산관객을 찾는다. 20, 21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중심으로 민족의 뼈아픈 과거사를 다룬 '명성황후'는 작가 이문열의 원작 '여우사냥'을 김광림씨가 각색하고 김희갑, 양인자 부부가 곡과 가사를 썼다. 이후 12년 동안 매년 무대에 오를 때마다 작품을 보완하는 작업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여왔다.
 거대한 역사 서술과 웅장한 무대연출은 한편의 오페라를 보는것 같은 느낌이 든다. 또 잊을수 없는 비극적 장면들은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다.
 거대한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는 히로시마 원폭투하장면이 스크린에 가득하다. 시간은 빠르게 1896년에서 멈춘다. 무대가 밝아지며 장소는 히로시마 법정. 명성황후 암살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중이다. 재판은 암살자들의 무죄로 끝나고 천왕에 대한 충성의 소리만이 울려 퍼진다.
 시간은 다시 거꾸로 흘러 1866년 봄. 당시 한반도의 정세는 각 국의 이권다툼으로 혼란 스러웠다. 대원군은 강력한 쇄국정책과 함께 집권세력 유지를 위해 친인척 민자영(명성황후)을 고종과 결혼시킨다.
 그러나 명성황후와 대원군의 갈등은 깊어지고, 결국 대원군은 하야한다. 정권을 잡은 고종과 함께 명성황후의 활약은 날로 커지고 그는 점점 총명한 외교적 인물로 성장한다. 이때 한반도를 발판으로 침략의 야욕을 불사르던 일본은 명성황후의 친 러 정책에 특별한 경계를 한다. 결국 일본은 자신들의 걸림돌인 국모 명성황후를 암살하는데….
 공연계는 "명성황후가 외국 라이선스 뮤지컬들의 홍수 속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작품성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며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고, 재미와 감동을 넘어 역사적인 교훈을 준 점이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끊임없이 작품을 보완해 가며 한국의 대표 뮤지컬로 만들겠다는 공연만든자들의 의지를 높이 살 만한다"고 덧붙였다. 6만6천~9만9천원, 1599-8879
 
 ■ 돈키호테 각색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슬픔, 견딜 수 없다 해도…//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 망상가 돈키호테가 돌아왔다.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동안 네차례 현대예술관 공연장에 오르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2005년 초연한 '돈키호테'의 재연작. 초연 당시와 스토리 구성, 무대 장치, 음악 모든 면에서 큰 변화는 없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가창력도 작품을 빛나게 한다.
 극중극 형태로 진행되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작가 세르반테스와 흰 수염의 노인 돈키호테 역을 오가며 극을 이끌어나간다.
 '맨 오브 라만차'는 한 때 세금 징수원 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세르반테스의 삶을 그의 작품 '돈키호테'와 연결시킨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1965년 초연해 토니상 5개 부문을 수상한 걸작.
 감옥에 갇힌 작가 세르반테스가 죄수들을 모아 연극 '돈키호테'를 무대에 올린다는 내용이다.
 포로생활을 겪었으며 교회에서 파문당하고 결혼생활에도 실패한, 한마디로 불행한 삶을 산 세르반테스가 자신의 모습을 돈키호테라는 소설 속 인물에 투영시켰을 것이라는 게 와서맨의 해석. 작품은 감옥에 갇힌 세르반테스가 죄수들에게 자신이 쓴 소설을 들려주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막이 열리면 스페인의 어느 지하감옥. 신성모독죄로 감옥에 갇힌 세르반테스는 거친 죄수들에게 정중하게 '돈키호테'를 쓴 것이 자신의 죄상이라 밝히고 즉석에서 죄수들을 배우로 삼아 즉흥극을 벌인다.
 라만차에 살고 있는 늙은 신사 알론조는 기사 이야기를 너무 많이 읽은 탓에 자신이 돈키호테라는 기사라고 착각하고 시종 산초와 모험을 찾아 떠난다. 그는 풍차를 괴수 거인이라며 달려들지 않나, 여관을 성이랍시고 찾아 들어가 여종업원 알돈자에게 아름다운 여인 둘시네아라고 부르며 무릎을 꿇지 않나, 여관 주인을 성주라고 착각하고 기사 작위를 수여받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돈키호테를 미친 노인이라고 무시하던 알돈자는 그의 진심에 감동받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알돈자는 자신을 소중하게 대해주는 돈키호테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품지만 억센 노새끌이들에게 처참히 짓밟히고 만다. 절망에 빠진 알돈자는 자신은 더럽고 천한 거리의 여자일 뿐이라고 울부짖는다.
 비틀거리면도 자신이 믿는 꿈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나가는 돈키호테는 "가장 미친 짓은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에게는 꿈이 있는가? 그 꿈을 향해 나아갈 용기가 있는가"라고. 입장료 2만~8만원, 공연문의 235-2100 
 
 ■ 박해미의 '아이두 아이두 아이두'

 뮤지컬 무대와 TV 드라마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배우 박해미가 직접 제작에 나선 뮤지컬 '아이두 아이두(I Do! I Do!)'는 인생에서 결혼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 곱씹어보게 하는 작품이다.
 10월27~28일 이틀동안 세차례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 오를 이 뮤지컬은 60년대 브로드 웨이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결혼의 참된의미와 진실한 사랑을 찾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뮤지컬로 평단에 알려져 있다.
 등장 인물은 단 두명. 아그네스와 마이클 부부다. 열정에 이끌려 결혼하고, 사랑의 결실로 아이를 낳고, 세월이 흘러 중년 부부가 돼 서로의 빈틈을 꼬집으며 티격태격 싸워 남남 같은 사이로 변하고 노년에 이르러선 '그래도 의지할 것은 당신밖에 없다'며 말없이 서로의 손을 잡는다.
 있는 그대로의 결혼 모습을 담담히 묘사했다는 점에서 아이두 아이두는 소설 여자의 일생을 닮았다. 그다지 과장하지도 않고 특별히 관객들을 억지로 웃기려고 하지도 않고 요란한 무대장치로 혼을 빼놓으려 하지 않지만 잔잔한 감동의 깊이가 관객들에게 전해진다.
 복잡한 갈등구조와 속사포 같은 말장난 없이도 관객들은 극의 흐름에 쉽게 몰입할 수 있다. 1966년 미국에서 초연됐던 작품.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디바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던 박해미가 이번엔 기름기를 뺀 담백한 연기력으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박해미는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 배우에서 뮤지컬 제작자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박해미ㆍ이병준, 양꽃님ㆍ김성기가 번갈아 출연한다. 4만4천~5만5천원, 공연문의 256-8700   김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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