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4일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실~제4전시실에서 2008 한국흑백사진 Festival이 열린 가운데 전시실을 찾은 시민들이 흑백사진을 관람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1953년 명동 거리에서 '구직' 팻말을 목에 걸고 한 남자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고(故) 임응식 작가의 '구직(求職)'이란 작품 속 모습이다. 반세기 전 사진이지만 최근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 시대의 생활상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세월이 변해도 감동이 바래지 않는 사진 작품을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울산흑백사진연구회(회장 홍양원)가 2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 1, 2, 3, 4전시장에서 개최하는 '2008 한국 흑백사진 페스티벌'에서다.
 이번 페스티벌은 디지털이 아닌 작가가 직접 손으로 작업한 순수 흑백예술사진만을 선보이는 이색적인 사진전이다.
 고(故) 임응식, 이명동, 홍택유, 홍순태, 최민식, 차용부, 하정식, 윤주영, 김녕만, 이상일, 정주하, 최병관, 강위원, 장진필, 김복만, 김일창, 조임환, 김용수, 김한용, 손재석 등 한국의 기라성 같은 흑백사진가와 교수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일본의 사진가 아구자와 미노루의 작품도 볼 수 있다.
 또 한국의 젊은 흑백사진가들이 대규모로 참여하고 출산의 흑백사진가 30여명도 참여했다.
 전국 각지에서 350여점의 작품이 출품되면서 지역별 작가 성향이나 인화 기술 등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이번에 '이용녀 할매'라는 작품을 출품한 허현주 씨(중부대학교 교수)는 "가장 단조로운 것 같으면서도 흑과 백의 조화로 이루어지는 흑백사진을 들여다보면 그 오묘함과 신비스러움에 빠져든다"면서 "디지털 시대에는 점점 희미해져 가는 사진의 가치를 흑백사진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고 흑백사진 예찬론을 펼쳤다.
 홍양원 회장은 "전국에서 모인 흑백사진을 사랑하는 사진가들의 작품으로 가득찬 이번 페스티벌은 많은 사진가들 뿐 아니라 일반 관람자들에게도 커다란 감동을 주리라 생각한다"며 "이번 페스티벌을 계기로 울산에서 세계적인 흑백사진 비엔날레가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막식 행사는 오는 27일 오후 2시 제1전시장에서 열리고 오후 3시에는 회의실에서 전 대구예술대 차용부 교수의 '작품사진 길라잡이'라는 특별사진 강좌가 진행될 예정이다.  손유미기자 ymson@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