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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은 쉬는 날만 따져도 우선 뿌듯하다.
연휴동안 성묘는 물론 여행과 레저 등 여가활동을 즐길 수도 있으니까.
차례상 일찍 물리고 가족 나들이 삼아 경주 엑스포 관람도 좋은 대안이다.
이번 추석 연휴, '천년의 빛, 천년의 창'을 주제로 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10월6일까지) 관람과 함께 '지붕 없는 박물관'인 경주 시가지 나들이를 추천한다.
경주가면 눈도장 찍는 '불국사' '석굴암'을 이번 나들이길에서는 제외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경주엑스포가 열리는 경주 시내 구석구석을 돌아보자.
경주시가 추천한 관광코스를 따라 지도에 동그라미를 쳐가며 여행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릉원

 첫 번째 목적지는 대릉원이다. 대릉원은 경주 곳곳에 산재한 고분군중 가장 큰 규모다. 역사 시험 주관식 답으로 종종 등장하곤 했던 '천마총'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미추왕릉, 황남대총 등 23기의 고분이 있는 이곳은 고분군 보다는 독특한 테마로 공원을 조성해 놓은 듯 하다. 야간에도 10시까지 개방하기 때문에 가을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기 좋은 곳.

 

   첨성대

 대릉원 출입구에서 주차장 건너 건널목을 건너면 이내 닿을 수 있는 곳이 첨성대다. 시쳇말로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은 아니지만,  폐속 깊은 곳 까지 정화 시켜 줄 듯 불어 들어오는 가을 바람을 맞으며 걷기 알맞은 거리다.
 동양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라는 자랑스러운 이름표를 달고 있는 첨성대의 외관은 부드러운 곡선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첨성대의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곡선은 통일신라의 기술력과 예술력이 빚어낸 작품으로 각 석단을 이루는 원형의 지름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이뤄졌다.
 첨성대 역시 대릉원과 마찬가지로 야간관람이 가능하다.
 한껏 조명을 받은 야간의 첨성대는 황금빛으로 찬란하다.

 

   계 림
 사적 제 19호인 계림은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가 태어났다는 설화가 얽힌 곳이다. 설화도 설화거니와 오랜 세월을 한곳에 뿌리박고 살아온 계림숲은 신성함 마저 느껴진다. 특히 이곳은 나무의 키, 둥치 둘레 등의 물리적인 수치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숲 가운데는 조선 순조 3년에 세운 계림의 전설이 새겨진 비와 비각이 있다.
 
   국립박물관

 경주여행코스에서 '국립경주박물관'을 빼놨다면 팥 없는 붕어빵이다.
 경주국립박물관은 '이곳이라면 경주 여행중 하루를 온전히 써도 좋겠다' 싶을만큼 즐거운 숙제거리가 풍성하다.
 반월성 동쪽에 있는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천년의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 경주여행 일정 중 하루를 온전히 이곳에서만 보내도 아쉬움이 남을 정도다. 10만점 이상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고, 3,000여점의 유물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성덕대왕신종 이 유물중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덕대왕신종이다. 성덕왕을 지나 혜공왕 771년 완성한 성덕대왕 신종은 소리가 은은하고 맑아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 극찬받는 동종이다.
 아기를 시주해 넣었다는 전설이 전해져와 에밀레종으로 알려져 있다. 
 종의 맨위에 소리의 울림을 도와주는 음통이 있는데  이 역시 우리나라 동종에서만 찾아 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다.
 

   서출지
 신라 때부터 지금껏 이어져온 연못인 서출지는 신라 21대 소지왕에 관한 전설이 담긴 연못이다. 소지왕이 연못에서 나온 노인이 바친 서책에서 궁녀와 중이 왕을 해칠  음모를 꾸미는 것을 알아내고 방지했다는 내용이다.
 비단 여름이 아니더라도 연못에서 떠 오른 듯한 이요당과 서출지의 조화는 시공간을 초월한 듯한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서출지의 이요당은 조선 1664년 임적이 지었다. 서출지는 통일전 주차장 부근에서 영화 '신라의 달밤' 촬영지 팻말이 있는 곳으로 가면 있다.

   안압지 
 안압지는 군신들의 연회나 귀빈 접대장소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1975년 준설을 겸한 발굴조사에서 신라때 축조된 안압지의 모습이 거의 확인됐다. 궁내의 바다같은 안압지의 모양은 신라지형을 본뜬 것으로 알려진다.
 통일신라시대 별궁 안에 있었던 것으로 그안에는 임해전을 비롯한 여러 부속 건물과 정원이 있다. 신라 문무왕 14년 (674) 궁 안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고  귀한 새와 기이한 짐승을 길렀다고 전해진다.
 종영한 드라마 '궁'의 촬영지기도 했던 이곳은 달빛과 별빛 조명이 조화를 이뤄 야경을 즐기기에 좋다.  김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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