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들고 한 잎 두 잎 낙엽이 지는 계절에 오래 몸담은 독서회에서 야외 토론이 있었다. 회원들은 도서관 나무 아래서 만나 차량 두 대에 나눠서 타고 출발했다. 차가 속력을 내자 어릴 때 소풍 갈 때처럼 설레기 시작했다. 때 이른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가을 분위기를 한층 고취시켰다. 목적지인 통일전 주차장에 도착했다. 통일전은 삼국통일의 정신을 계승하고 다가올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국민의 전당이다. 경내에는 태종무열왕, 문무대왕, 김유신 장군의 영정이 모셔져 있으며, 통일의 격전을 생생히 보여주는 기록화가 긴 회랑을 따라 전시되
필자는 지난 1980년부터 최근까지 영남알프스 주변의 산과 계곡, 전설의 현장을 직접 찾아 사진을 찍기도 하고 다니기를 수없이 거듭했다. 그곳에 거주하는 나이 많은 어르신들에게서 직접들은 이야기들을 채록하기도 하고, 곳곳에 전해지는 폭포, 바위, 고갯마루, 동굴, 산골짜기 등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이야기를 품고 있어 '인간의 삶은 이야기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수집한 이야기들을 글로 수록하여 모은 것들은 40~50여 편에 남짓하다. 곳곳을 찾아다니며 전설을 채록하고 전설의 현장을 사진으로 남겨야겠
신라 제21대 비처왕(소지왕)때 고구려 승려 아도(阿道)가 신라에 불교를 처음 전했다고 삼국유사에 기록돼 있으나 신라 제19대 눌지 마립간때 고구려 승려 묵호자(墨胡子)가 불교를 전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이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삼국유사의 아도본비(我道本碑) 등 여러 역사서에 남겨진 신라 불교 전래과정에 대한 시기와 인물에서 각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도의 등장 시대도 제13대 미추 이사금과 제21대 비처 마립간기를 오가며 시기적으로 큰 오차가 있다. 아도의 이름도 본명이 아니라는 주장과 아도와 묵호자를 동일인으로 보는 견해도 적
어릴적 한번쯤 불렀던 기억을 가진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는 윤극영의 동요다. 하지만 실상은 까치설이라는 말이 없다. 예로부터 작다는 의미의 우리말이 '아치'였는데 아치와 설을 합쳐 섣달 그믐날을 '아치설'로 부르다가 아치와 음이 비슷한 까치로 엉뚱하게 바뀐 것이 까치설의 실체다.민간에서는 이와 다른 기원으로 삼국유사설을 이야기하고 있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까치설화는 신라 소지왕 때 일로 왕후가 한 스님과 내통해 왕을 해하려 했는데 까치와 쥐, 돼지, 용의 인도로 화를 면했다고 한다
화장산. 고헌산에서 줄기 뻗은 해발 285m의 이 산은 언양읍을 품고 있는 주산이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언양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수 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곳이다. 화장산에는 '갯마을'의 작가 오영수와 고려시대 거란족의 침입을 막아냈던 김취려 장군의 묘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울주군은 화장산 일대의 오솔길을 정비해 시민들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고, 작가 오영수 묘 주위의 길을 정비해 '난계 오영수길'을 만든다는 계획을 내 놓았다. 화장산으로 오르는 길은 여럿 있지만, 산길 전 구간을 걷기위해 언
옛날의 역(驛)은 왕경과 지방간에 공문서의 전달이나 관용물품의 운송 또는 공무로 출장을 가는 관원의 왕래와 숙박의 일을 맡은 국가기관이다. 울산지역에 역이 처음 등장한 것은 삼국시대였다. 신라 소지왕 9년(478년)에 우역(郵驛)을 두고, 역로(驛路)를 수리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삼국유사에도 통일신라 때인 683년에 지금의 청량면 율리 영축산 근처에 굴정역
한 해의 무사태평과 풍년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이 다가왔다. 전통적으로 정월대보름에 챙겨먹는 오곡밥, 귀밝이술, 부럼 등의 먹거리는 한 해간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의미도 있지만 겨울동안 없어진 입맛을 되살리기 위해 생겨난 풍습이기도 하다. 대보름 날의 절식과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에 맞는 간단한 대보름 상차림에 대해 알아본다. #대보름날의 절식(節食) 대보름날
안압지는 통일신라시대 별궁 안에 있던 것으로, 그 안에는 임해전을 비롯한 여러 부속 건물과 정원이 있었다. 신라 문무왕(文武王) 14년(674)에 궁 안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고 귀한 새와 기이한 짐승들을 길렀다고 한다. 사적 제18호인 안압지는 신라 원지(苑池)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사적 제18호 경주 안압지 경주 도심 곳곳에 여름꽃들이 만
바람도 없는 한낮 서출지 옆 슈퍼 낡은 의자에 앉아 연꽃을 바라본다 컴컴한 시간 견딘 꽃 대궁이 천개의 지층 지나고 물의 길 건너서 허공에서 몸을 푼다 부푼 몸을 통해 봉인된 시간 천천히 열리고 열린 시간의 틈새를 찾아 나는 서출지의 오후를 읽는다 옛날, 소지왕이 받았던 밀서처럼 행간에 숨은 뜻 찾느라 하루해를 다 보낸 지금 오래전 그에게서 받은 마지막 편
추석은 쉬는 날만 따져도 우선 뿌듯하다. 연휴동안 성묘는 물론 여행과 레저 등 여가활동을 즐길 수도 있으니까.차례상 일찍 물리고 가족 나들이 삼아 경주 엑스포 관람도 좋은 대안이다. 이번 추석 연휴, '천년의 빛, 천년의 창'을 주제로 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10월6일까지) 관람과 함께 '지붕 없는 박물관'인 경주 시가지 나들이를 추천한다.경주가면 눈도장 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