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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울산청년창업농 영농조합장, 황혜정 옻칠문화연구소 대표, 이슬기 ㈜파로스마린 대표.(왼쪽부터). 김동균기자 justgo999@
김민석 울산청년창업농 영농조합장, 황혜정 옻칠문화연구소 대표, 이슬기 ㈜파로스마린 대표.(왼쪽부터). 김동균기자 justgo999@

㈜파로스마린 이슬기 대표 

청년기업 '㈜파로스마린 PHAROS'의 이슬기 대표. 김동균기자 justgo999@ulsanpress.net
청년기업 '㈜파로스마린 PHAROS'의 이슬기 대표. 김동균기자 justgo999@ulsanpress.net

"세계 최초 수소연료전지 선외기 개발을 시작으로 지속 가능한 해양에너지 생태계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23일 만난 ㈜파로스마린 이슬기(36) 대표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파로스마린은 울산에 본사를 둔 수소와 전기 기반의 친환경 해양 모빌리티 기업이다.

 이슬기 대표는 매년 국내에서 200건 이상의 중소형 선박에 의한 해양 오염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 수소·전기 선외기 개발 등 해양에너지 기반의 친환경 에너지생태계 구축 필요성을 느껴 2021년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선외기는 중소형 선박 혹은 보트 후미에 설치되는 외부 추진장치를 말한다. 기존 선외기 제품은 대부분 가솔린 엔진 혹은 디젤 기반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한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매연·소음저감장치가 없는 2행정 선외기의 경우 배기가스에 엔진오일도 함께 배출돼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이에 전기·LPG 등 친환경 선외기가 개발됐지만 LPG 화석연료를 사용한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고, 특히 전기 선외기는 항속거리가 짧은 데다 충전시간이 길어 상업적 환경에서 사용이 어렵다.

 이 대표는 이러한 점에 근거해 PEM(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를 활용해 수소를 전기로 바꿔 구동·운용하는 친환경 제품 연구에 나섰다. 그는 "연료 전지 제품의 가장 큰 문제가 높은 가격과 낮은 효율"이라며 "최소한의 기능과 낮은 가격, 높은 효율의 수소연료전지 선외기를 연구 중이다. 전세계적으로 시도된 적 없으며 빠른 속도로 기술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고 했다. 

친환경 해양모빌리티 기업
수소선박특구 합법적 연구
산업·교육환경 시스템 탁월
수소·전기 선외기 개발 등
친환경에너지 생태계 목표

㈜파로스마린 PHAROS의 이슬기 대표. 김동균기자 justgo999@
㈜파로스마린 PHAROS의 이슬기 대표. 김동균기자 justgo999@

 이와 함께 기존 전기 선외기의 효율과 안전성을 개선시키는 방식의 제품도 개발 중이다.

 기존 전기선외기는 프로펠러 축을 돌리는 방식인데, 물의 저항을 받아 효율이 감소하며 그물 해조류 등이 엉켜 고장이 잦고 사고 위험이 있다. 

 이 대표가 연구 중인 '림구동 전기추진시스템' 기반 선외기는 프로펠러 축 없이 전자기장을 발생시켜 모터를 돌리는 방식으로 기존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림구동 전기추진시스템을 도입한 전기 선외기는 기존 제품에 비해 동일한 무게·부피 기준 추진효율이 10% 이상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서울 출생인 그는 울산이 수소선박특구로 지정돼 합법적으로 연구개발, 운용할 수 있는 데다 산업·교육 생태계가 잘 구축돼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울산에서 창업을 시작하게 됐다.

㈜파로스마린 PHAROS의 이슬기 대표. 김동균기자 justgo999@
㈜파로스마린 PHAROS의 이슬기 대표. 김동균기자 justgo999@

 창업 이전에는 '국제협력분야'에서 7년 넘게 종사했다. 주로 중남미 개발도상국의 수자원, 환경,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 사태로 국내에 들어오게 됐고, 인생의 새로운 설계를 고민하던 찰나 해외에서 접한 해양오염 문제를 떠올렸다. 

 그는 "해외 근무 때 개발도상국에 오래 거주하며 바다 환경을 접할 일이 많았다"며 "아름다운 휴양지로 유명한 바다에 기름이 둥둥 떠다니는 것을 보고 중소형 선박으로 인한 환경 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된 때가 생각나 이 문제를 한 번 해결 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창업 초기에는 새로운 도전인지라 쉽지만은 않았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선외기로 인한 해양 오염 문제 인식이 부족한 탓이었다. 

 이 대표는 강연, 발표를 다니며 인식 개선 노력에 힘썼고 이 같은 노력으로 차츰 공감을 얻기 시작해 제품개발 재원 마련과 함께 연구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 파로스마린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 소부장 스타트업100에 선정됐으며 국내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 2곳(더벤처스·스타릿지)으로부터 시드 투자도 유치했다.

 이 대표는 "투자금을 활용해 친환경 중소형 선박을 위한 수소연료전지 선외기와 림구동 방식 전기추진시스템의 실증 및 사업화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 기술개발과 함께 다음달께 전동 서프보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내연기관 기반 레저용폼들에 의한 환경오염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다.

 내년 중으로는 작은 배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출력이 높은 전기 선외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끝으로 그는 "최종적인 목표는 탄소중립을 이루고 싶다면 누구나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도록 제품과 솔루션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해양에너지 기반의 친환경 에너지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고 다시 돌아볼 수 있게된다면 첫번째 목표를 이뤘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옻칠문화연구소 황혜정 대표 

황혜진 옻칠문화연구소 대표. 김동균기자 justgo999@
황혜진 옻칠문화연구소 대표. 김동균기자 justgo999@

"옻칠한 고래, 자개 입힌 암각화…. 울산형 천연 옻칠 공예에 반했다네요"

 23일 만난 울산 울주군 범서읍에 위치한 옻칠문화연구소 황혜정(49)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그의 연구소에는 자개에 채색을 입혀 옻칠로 마감하는 전통 나전칠기법을 활용한 공예품이 가득하다. 

 고급가구에만 전용됐던 나전칠예 기법 식기는 물론 고래,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각석 등 지역 문화를 옻칠과 접목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황 대표는 "올해로 우리 전통인 옻칠의 명맥을 이은 지 6년째"라며 "지역 문화 자산을 옻과 자개로 해석해 한국의 미(美), 옻칠 문화를 일리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대학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했으며, 2017년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이 지도하는 '옻밭 아카데미'서 옷칠을 배웠다. 옻칠을 시작한 그 해에는 '문화재수리기술자' 자격증도 취득했다. 황 대표는 "중학교때부터 서양화를 시작했지만 아무리 잘해도 서양 사람들을 따라갈 수 없는 한계를 느꼈다"며 "그래도 그림이 너무 좋아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다니면서 우리나라 전통 문화 쪽으로 빠져들게 됐다. 우리 것이기 때문에 매력적이었고, 이 같은 경험 덕분에 옻칠 역시 쉽게 다가왔다"고 했다. 

전통 나전칠기법 활용한
옻칠한 고래·자개 암각화
울산만의 천연 옻칠 공예
친환경 생활을 즐기려는
 마니아 생겨 작업 원동력

황혜진 옻칠문화연구소 대표. 김동균기자 justgo999@
황혜진 옻칠문화연구소 대표. 김동균기자 justgo999@

 황 대표의 개인 작업실이었던 옻칠문화연구소는 2020년 행정안전부 마을기업에 선정돼 올해로 3년차를 맞이했다. 

 지난 세월 그는 지역 문화 관광상품을 생산하고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힘써왔다. 손수 만든 천연 옻칠 공예품은 무엇보다 친환경 생활을 즐기려는 애호가들 사이 마니아층까지 생겨나고 있다. 

 그는 "공업축제 등 지역 곳곳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옻칠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역 주민들에게 '옻칠 문화'를 알리고 있다"며 "또 최근에는 울산이 고향인 코넬대학교 유학생이 찾아와 옻칠을 배워갔는데, 해외 친구들에게 옻칠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무나 뿌듯했고 이런 사례가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해 있다. 대량 생산이 어려운 탓에 수익성 부분에서 어려움이 크다. 또 2020년 당시에는 행정안전부 지원을 받아 직원을 고용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홀로서기로 공예품 제작부터 연구소 운영까지 도맡고 있는 상황이다. 수요자 입장에서도 옻칠 수공예품은 쉽게 접근하기에 가격이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황 대표는 "마을기업 초기에는 여러 직원들과 함께 하며 마음껏 옻칠 공예에 마음을 쓸 수 있어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며 "지금은 아무래도 어려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옻칠빛깔'의 신비로움을 알리자는 목표 하나로 시작한 만큼 끝을 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앞으로도 작품 활동에 더욱 정진해 울산만의 옻칠 문화를 전파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청년창업농 영농조합법인

남구 옥동 팜 카페 '팜잇' 운영하는 청년농업인 김민석 대표(사진 오른쪽부터)와 박정구. 이광호. 박길선 이사. 김동균기자 justgo999@
남구 옥동 팜 카페 '팜잇' 운영하는 청년농업인 김민석 대표(사진 오른쪽부터)와 박정구. 이광호. 박길선 이사. 김동균기자 justgo999@

"귀농 청년농업인 지원 정책은 다양하지만 현실에서 부딪혀 이겨내야 하는 건 본인의 몫입니다. 그만큼 성공이 쉽지가 않죠. 단합된 형태의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울산청년창업농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울산청년창업농 영농조합법인은 울산농업발전과 소득증대를 목적으로 모인 조직이다.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 청년창업농으로 선발된 17명으로 구성됐으며, 조합원들은 울주군에서 농지를 운영하거나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올해로 5년차인 조합은 친목 도모 개념에서 점차 농업부터 체험 관광까지 6차 산업 기반 관광클러스터사업 아이디어를 공유·도모하고 시민 대상 농법 교육 진행 등 활발한 교류로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첫 사례로 청년농업인이 직접 생산한 신선한 농산물과 가공품을 전시, 판매하는 팜카페 '팜잇(Farm Eat)' 운영에 나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농장과 신선함을 잇다' 뜻인 '팜잇'(남구 옥동 248-5)은 지난해 3월 문을 열었다. 

 조합이 설립 이후 가장 신경을 쓴 부분으로, 울산 도심에서 울주군 특산물 접근성을 높여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곳은 2004년 3월 준공된 울주군청사들제2별관이었다. 울주군은 비어있던 별관에 국·시비 포함 총 사업비 8억원을 들여 1층 팜카페, 2층 귀농귀촌지원센터를 지난 3월 각각 조성했다. 청년창업농 영농조합은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를 지불하며 운영하고 있다. 

울산지역 청년들이 모여
스마트팜 카페 첫 도전장
농부라고해 농사만 짓는
수동적인 자세는 버리고
변화무쌍 도전 선보일터

남구 옥동 팜 카페 '팜잇' 운영하는 청년농업인 김민석 대표. 김동균기자 justgo999@
남구 옥동 팜 카페 '팜잇' 운영하는 청년농업인 김민석 대표. 김동균기자 justgo999@

 특히 팜카페 내에는 실내 스마트팜 농장이 마련돼 첨단기술을 활용한 농업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청년창업농들이 직접 스마트팜을 통해 기른 엽채류를 활용한 샐러드와 착즙주스는 신선함으로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아울러 카페 한켠에는 울주군 청년농부들이 수확한 사과, 블루베리부터 치즈, 고구마 잎차까지  다양한 먹거리 특산물이 마련돼 이목을 끈다. 

남구 옥동 팜 카페 '팜잇' 운영하는 청년농업인 김민석 대표. 김동균기자 justgo999@
남구 옥동 팜 카페 '팜잇' 운영하는 청년농업인 김민석 대표. 김동균기자 justgo999@

 김민석 조합장은 "지역 청년농들이 모여 스마트팜 카페를 꾸린 것은 전국 첫 사례라고 들었다"며 "농부라고 해서 농사만 짓고 있는 수동적인 모습보다 젊은 농업인들의 색다른 도전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직 보완해야할 점도 많고 생소해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오다가다 들린 손님들은 단골이 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했다. 

 조합은 이를 기반으로 청년창업농들의 진입을 늘리고 농업에 대한 관심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조합장은 "실제로 울산은 비싼 땅값 등으로 청년창업농이 자립하기 힘든 지역으로 손꼽힌다"며 "그래도 이 같은 도심 속 공간을 만들어 청년들의 농촌에 대한 관심을 끌어 올리고 청년 농업 활성화의 구심적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디저트 개발 등 카페 활성화에 힘써 수익금으로 청년 창업농 증대에 힘쓰고 싶다"며 "참신한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청년이 돌아오는 울산 농업·농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글=정세영기자 seyug@·사진=김동균기자 justgo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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