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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세계적 미래학자이자 비즈니스 사상가 다니엘 핑크가 쓴 '후회의 재발견'이라는 책이 있다. 그는 전 세계 2만 2,000 명의 후회를 수집하고 분석한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후회는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을 이루는 근간'이며, '후회야말로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드는 능력'이라고 결론 내린다.

 그가 내린 결론 네 가지는 '삶의 안정적 인프라를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한 기반성 후회' '성장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지 않은 대담성 후회' '양심적이지 못한 일에 대한 도덕성 후회' '더 사랑하고 손 내밀지 못한 관계성 후회'다.  

 이 가운데 첫째인 기반성 후회는 오랜 세월동안 내 능력만큼 이뤄진 일이기 때문에 변화는 어렵고 그러니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이만하면 만족한다는 자조적 생각이면 후회도 없다. '그 일을 했더라면'과 같이 우리 삶의 기반을 형성하는 영역에 대한 후회다. 

 두 번째로, 대담성 후회란 '위험을 감수했더라면'처럼 더 대담한 결정을 했다면 더 많은 성취를 얻을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대한 후회다. 반대로 위험을 감수했는데 결과는 안 좋았다면 씁쓸하지만 감수해야한다. 그러나 그 보다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안정적 결과가 나왔으니 더 욕심이 생기는 '하이 리스크, 하이 프로핏(High Risk, High Profit)현상'이다. 인간에게 '발전'이나 '성장'도 중요한 가치임을 보여준다. 

 세 번째 도덕성 후회다. '옳은 일을 했더라면'과 같은 후회인데, 대부분은 옳은 일을 하며 살았고, 배금주의가 우선인 우리 실정에는 배부른 소리라며 다소 먼 거리에 있는 후회다. 특히 부도덕한 정치인들을 보며 우리는 이만하면 도적적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제대로 된 인간은 '선함'을 추구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관계성 후회는 '손을 내밀었더라면'과 같은 후회다. 네 가지 핵심 후회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인간은 역시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관계야 말로 우리 삶에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살만큼 산 사람들은 후회보다는 자기중심적으로 편한 쪽을 택한다. 좋은 사람과 어울리기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앗는데 굳이 껄끄러운 사람과 화해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회성'을 추구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대체로 행동한 것에 대한 후회보다 행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더 많다는 것이다. 어떤 결정을 했든지 그것은 본인의 선택이었고 그에 대한 각오도 어느 정도 되었기 때문에 본인이 크게 후회 하지 않는다. 오히려 합리화 하는 경향이 많다. 

 저자는 늙어감에 따라 교육, 건강, 경력에 대한 후회가 적어지고, 가족에 대한 후회가 더 많아졌다고 했다. 학력, 건강, 경력은 취업하는데 중요한 잣대로 작용했지만, 나이들수록 평준화 된다는 말이 있다. 남는 건 가족인데 이미 자녀들은 어른이 되어 있어 더 이상 내 영향력이 미치기도 어렵다. 

 저자는 또 후회는 인간의 두 가지 독특한 능력이 있다고 했다. 

 첫째, 우리에겐 머릿속으로 과거와 미래를 방문할 수 있는 시간여행 능력이 있다. 나이가 많다면 시간 여행은 길어진다. 둘째, 우리에겐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능력이 있다. 가상세계에 대한 추론이다. 

 이 두 가지 능력이 만날 때 후회라는 놀라운 현상이 일어난다. 후회는 피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최적화'시켜 활용해야 하는 감정이란다. 후회는 아쉬움과 앙금으로 남는다. 그래서 '나는 후회 하지 않는다'라는 결론을 내린다.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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