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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16대 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 17, 18대 국회를 제외하고 매번 공천 파동을 겪었다. 국민의힘은 22대 총선에서는 이와같은 전철을 밟지 않겠다며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며 4월 공천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지만 이번에는 '무감동' '흥행 불발'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6일까지 공천 신청자가 있는 242개 지역 중 단수추천 104곳, 경선 76곳, 우선추천 10곳 등 190곳(78.5%)의 공천 방식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홍문표, 김희국, 이달곤, 김웅, 윤두현, 최춘식 의원 등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의 시스템 공천룰에 의한 현역의원 교체를 위해 교체지수 하위 10%뿐 아니라, 권역별 하위 10% 초과~30% 이하 대상자에 대해 경선 득표율에 대한 감산하기로 했다.

감산 35% 적용 현역의원도 경선 통과

이러한 공천룰도 무용지물이다. 전날(25일) 발표된 1차 경선 결과 충남·북 지역구 5개 정우택(5선·청주상당), 이종배(3선·충주), 박덕흠(3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장동혁(초선·충남보령서천), 엄태영(초선·충북 제천단양) 의원 등 현역의원 불패 신화가 나왔다. 이들 가운데 감산 35%를 받는 현역의원도 경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8월 당무감사위원회가 출범하고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 인요한 혁신위원회 출범, 김기현 당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 이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으로 이어지면서 여당 내 영남 지역구 의원들이나 중진 의원에 대한 큰 폭의 물갈이가 예상된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봤지만 3선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5선 서병수 부산 북 강서갑, 3선 김태호·조해진 의원의 양산을과 김해을 지역구 이동 이외에는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현역 물갈이(교체)의 극적 효과가 부각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총선마다 공천 잡음 불씨가 된 공천 배제 현역 의원의 거센 반발이나 탈당이 없다는 건 장점이다. 계파간 신경전으로 번진 극심한 공천 갈등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명확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잡음 없는 안정적 공천' 평가와 함께 '현역 기득권을 지키는 무(無) 감동·무 쇄신 공천'이라는 비판이 공존하는 이유다.

 왜냐하면 공천 갈등이 선거 패배로 이어진 '흑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현역 의원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쇄신보다는 안정에 중점을 두다 보니 물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이진 않지만 많은 쇄신 있을 것"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조용한 공천'은 보이진 않지만, 많은 분들의 감동적인 희생과 헌신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끝까지 보면 많은 쇄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현역 공천 비율이 높은 것은 이번 총선에 나선 현역 의원들이 매우 불리한 환경에서 치러진 지난 총선에서 생환해올 만큼 경쟁력이 강하기 때문이며, 가산점을 받는 원외 인사와 정치 신인들이 이들을 넘어서지 못한 것은 본선 경쟁력이 약하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우세 지역에서 '국민참여제' 도입을 검토하는 것 역시 흥행을 제고해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남 등 우세지역 공천과 관련해 “어느 지역구를 어떻게 할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지만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천을 보류했거나 경선이 예정된 '영남 텃밭'에서도 흥행 효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영남권 59석(선거구 조정될 수 있음) 가운데 공천 방식이 정해진 곳은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현역 의원은 39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선 영남권 현역 의원에 대한 재공천율이 역대 총선 중 최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영남 지역의 현역 교체 비율은 약 53% 정도였다.

 이런 가운데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의 공천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당내 친윤 핵심 4인방(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 중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을 제외한 3명이 공천을 확정했고, 검찰 출신 친윤 핵심 인사들도 본선 준비에 돌입했다. 또 검찰출신 친윤 인사인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경기 용인갑에 전략공천됐고,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은 부산 해운대갑 단수추천을 확정했다.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경북 경산 후보로,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충남 홍성·예산 공천을 확정했다.  김응삼기자 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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