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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살아가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는 미국의 야생 생물학자 마시코트렐 홀과 노인의학 전문의 엘리자베스 엑스트롬이 함께 쓴 책이다. 이탈리아와 그리스의 100세 이상 노인이 많은 장수촌을 탐사하고 '노화를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가 실제로 기대 수명을 7년까지 연장한다'라고 주장했다. 내용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신체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인정하라', '일이나 봉사 활동 등 목적성이 분명한 활동을 하라', '자주 웃고 관대함을 발휘하라', '일주일에 한번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라', '젊은 친구를 사귀라' 등이다.  

 나는 아직 늙지 않았다며 체력 자랑을 할 일이 아니다. 유럽의 고성에 여행 갔다가 허물어진 담장 위에 올라가 만세를 부를 때까지는 좋았는데 내려오다가 발을 헛딛어 낙상사고를 크게 당한 사람이 있다. 자신의 체력이나 균형 감각이 아직은 쓸만하다고 자만했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비슷한 개념으로 등산이나 젊은 사람들과 속도를 맞춰야 하는 자전거 라이딩도 이제는 삼가야 한다. 자동차 운전도 순발력이 떨어져 위험하다. 마음은 청춘인데 신체적 능력은 이미 노쇠해 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또, 인정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시간 맞춰 갈 곳이 있어야 한다. 일어나도 딱히 할 일이 없다면 문제인 것이다. 생활이 늘어지고 불규칙하게 될 수밖에 없다. 너무 쉽게 TV에 의지하게 되지만, 너무 가까이 하면 운동부족이 될 수 있다. 신경 쓰지 않아도 요일 별로 또는 정기적으로 갈 곳이 있는 스케줄을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가도 그만이고 안 가도 부담감이 별로 없는 편이 좋다. 또, 그 사이 스케줄이 없는 날에도 별도로 모임을 적당히 하는 것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 방법이다. 

 웃고 너그러워지라는 것도 필요하다. 노인이라고 세상의 모든 잣대가 자기가 기본이라며 설치고 다녀 봐야 충돌만 생긴다. 화를 내면 몸에 무리도 생긴다. 못 볼꼴을 보더라도 내가 아니라도 응징할 사람이 있다고 느긋하게 생각하면 된다. 

 일주일에 한번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라는 것은 사실 무리다. 뇌활동을 하게 되니 치매예방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자칫 스트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어 공부를 새로 시작했다면 단어, 문법, 글자, 발음 등, 매일이 새로운 것이 될 수 있겠다. 당구처럼 뭔가 새로운 취미를 만들었다면 자세부터 테크닉 등, 배울 것이 무궁무진하므로 그것도 새로운 것이다. 머리 아파서 배우는 것은 싫다면 여행이 좋다. 구경 다니면서 맛있는 것 먹으면서도 여행지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고 가이드 덕분에 힘들이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대하게 되는 것이다. 

 젊은 친구를 사귀라는 것은 와 닿는 얘기다. 확실히 노인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면 같이 젊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氣(기)를 얻는다고 한다. 세대가 달라 관심사도 다르니 재미있기도 하다. 다만, 젊은 친구들이 노인 가까이 오기를 별로 좋아 하지 않으니 돈을 쓰더라도 젊은 사람을 가까이 오게 해야 한다. 나이 들면 지갑을 열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왔다. 나이 많다고 거들먹거리면 절대 안 된다. 너무 나이 차이가 나면 세대 차가 나므로 대개 띠 동갑 정도 아래가 잘 통한다. 

 이 책에 나온 얘기는 아니지만, 반대로 나의 10년 후를 예상할 수 있는 선배나 어르신을 가끔 만나는 것도 좋다. 10년 연상인데 나와 같이 어울릴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그나마 건강한 편이다. 그 선배들처럼 더 나이 들면서 건강한 비결도 듣고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신체의 변화나 조심해야 할 일 등을 배울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하기 이전에 기본적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한다. 잘 먹고, 잘 자고 스트레스 받는 일 피하고, 무엇보다 아프지 말아야 한다.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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