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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도 환하게'
'먹구름도 환하게'

박선미 작가의 동시집 '먹구름도 환하게'(2020·아이들판)는 부산광역시 부산문화재단 지역문화 예술특성화지원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으로 지원을 받아서 낸 작품집입니다. 54편의 군더더기 없고 단정한 언어의 그릇에 담긴 다양한 일상을 형상화한 동심이 모범 답안지처럼 느껴집니다. 님들과 함께 읽고 싶은 작품 중 세 편을 소개해 봅니다.

반성문
 
향유고래의 뱃속에서 나온
 
밧줄
그물
페트병
비닐봉지
플라스틱 컵
100kg
 
우리가 써야 할
반성문의 무게

마음이 뜨끔합니다. 환경문제와 기후위기는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깊이 반성하고 대안을 찾아야 할 문제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우리만의 것이 아님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 지구를 지키고 보존하는 일이 우리의 도리와 의무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우리는 지키는 일보다 앞으로 나아가고 발전시키는 일에 더 집중했던 게 아닐까요? 그리하여 환경문제에 따른 기후위기라는 매우 급박하고 심각한 문제 앞에 현기증을 앓고 있는 건 아닐까요? 정부의 적극적인 대안이 필요하며 각 개인의 반성과 실천이 필요할 때입니다.

왕따 체험

늘/ 왕따이던 내가/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 코로나19 덕분에//
모두/ 따로따로//
마주 보면 안 된다./ 손잡아도 안 된다./ 같이 밥 먹어도 안 된다.//
모두 다/ 왕따다.
 

성환희 아동문학가
성환희 아동문학가

위 작품을 읽으며 참 아팠습니다. 코로나19 시대의 상황을 정말 적나라하면서도 간략한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전염병의 원인을 환경문제에서 온 재앙이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너무 미안합니다. 내 잘못으로 이 세상의 어린이들이, 부모님들이, 또한 우리들이 모두 왕따 아닌 왕따가 된 것만 같습니다. 이 왕따 체험을 이제는 그만 끝내고 싶습니다.

먹구름도 환하게
 
실컷 울고 나면
먼 길 떠날 수 있다.
 
4부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한 동시 '먹구름도 환하게'는 이 작품집에서 가장 짧은 작품이며 표제작이 된 작품입니다. 놓치지 않고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아서 참으로 다행스럽습니다. 가야 할 길이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동안 실컷 울었습니다. 정말 충분했습니다.   성환희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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