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바람이 차갑게 불고 낙엽들은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수프나 유자차 한 잔 마시면 온몸의 피로가 풀릴 것 같아요. 오늘 같은 날 눈에 들어오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바로 박소명 동화 작가의 그림책입니다.
내용을 보니 호기심쟁이 다람쥐 치로를 주인공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시리즈의 세 번째 그림책으로 가을 요리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알록달록하게 물든 울창한 숲속, 단풍잎이 떨어지는 가을을 배경으로 호기심 많은 다람쥐 치로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가을 숲속에 '숲속 요리왕 선발대회'가 열린다는 현수막이 붙자, 치로는 요리대회에 나갈 결심을 합니다. 요리를 못해서 더 대회에 나가고 싶다는 치로를 뿌요가 응원해 주었습니다. 응원해 주는 친구가 곁에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지요. 주인공 치로는 요리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참가자들은 무슨 요리를 하는지 궁금해 만나러 다닙니다. 하지만 토끼 푸푸도 너구리 누누도 비밀이라고 하며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멧돼지 뚜보 덕분에 특별한 재료를 찾아 나섰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반달 바위에 누워 한숨을 쉬는 치로 앞에 나타난 어쩌쥐의 즐기라는 말에 용기를 얻은 치로는 엄마와 즐겁게 요리했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낯선 길로 들어선 치로는 갑자기 나타난 고양이를 피해 나무로 뛰어 올라갔습니다. 떨어진 밤송이에 눈이 찔린 고양이가 도망가자, 알밤을 발견한 치로는 땅으로 내려와 알밤을 주워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엄마, 아빠에게 알밤을 찾았다며 요리대회에 나갈 요리를 정했다고 말하는 치로는 활짝 웃었습니다.
우리 어린이들도 친구가 도전하려고 할 때 응원해 주고, 고민하고 있을 때 용기를 주는 다정한 사람으로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주인공 치로처럼 부족해도 끝까지 도전해 보고 해내는 끈기도 배우기를 바랍니다.
이 책에 그림을 그린 신외근 화가는 광고회사에서 디자이너와 예술 감독으로 일했고,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주인공 치로와 뿌요, 참새 슈슈, 어쩌쥐 그리고 요리하는 친구들을 생생하게 그려 주어 숲속에서 함께 맛난 요리를 먹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합니다. 가을 숲속 그림 속에는 많은 동물과 곤충들이 숨어 있어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요리대회에 참가한 토끼, 너구리, 멧돼지, 청설모, 딱따구리, 고슴도치가 만든 요리에 이름을 붙여보는 놀이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치로가 요리 연습하는 장면 아래와 뒤표지에는 큐알코드가 담겨 있어 '알밤 수프'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요리하는 엄마를 위해 신나는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응원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 저학년을 위한 그림책입니다. 호기심이 많고 적극적인 치로의 가을 이야기가 펼쳐져요. 이 책을 읽으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어요. 어린이 친구들도 요리를 해본 적이 있지요? 처음 요리를 했을 때의 경험을 떠올리면 치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이제 숲속 요리왕을 만나러 그림책 속으로 떠나보세요.
김이삭 시인·아동문학가
